시금치볶음밥 만들어 먹기
볶음밥을 좋아한다. 맛있기도 하지만 한 번에 반찬과 밥을 해결할 수 있는 한 그릇 요리이기라 좋아한다. 조리도구도 팬과 주걱 하나만 있으면 된다. 밥 상태가 마땅치 않아서 못하다가 이번에 밥을 새로 하고 남은 시금치나물도 같이 넣어 오랜만에 볶음밥을 만들었다.
볶음밥은 밥이 중요하다. 부서질 정도로 찰기가 없는 밥이어야 볶기 쉽고 간도 고르게 잘 베인다. 하지만 평소 먹는 밥은 찰기가 많다. 아무리 식혀 넣어도 팬에 넣으면 떡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볶음밥을 할 때는 밥을 새로 해서 넣는다. 새로 한 밥을 한 김 식혀 냉장고에 넣었다가 사용하면 더 좋다. 저항성 전분이 낮아져서 찰기가 없어진다. 그야말로 볶음밥에 최적화된 밥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밥은 전날에 해서 냉장고에 넣어뒀다. 먹을 만큼 덜어 꺼내놓고 같이 볶을 재료를 골랐다. 만만한 계란과 통마늘 그리고 맛이 가기 직전의 시금치나물이다. 사실 볶음밥을 하게 된 것은 이 시금치나물 때문이다. 처리할 방법을 찾다가 볶음밥이 떠올랐다. 예전에 취나물을 볶아 먹은 적이 있는데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시금치나물도 볶음밥으로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마늘은 편으로 썬다. 다진 것도 괜찮지만 타기 쉽고 편으로 썰면 씹는 식감이 좋아서 애용하고 있다. 계란은 잘 풀어두고 시금치나물은 물기를 꽉 짜서 대충 가위로 잘라준다. 오일을 두른 팬에 마늘을 볶다가 시금치를 넣어 같이 볶아준다. 그리고 팬 한쪽으로 옮긴 후, 남은 자리에 계란물을 부어 저어가면서 스크램블을 만든다. 그리고 재료들과 섞어준다. 간은 진간장과 소금으로 한다. 팬에 가장자리에 간장을 부어 살짝 끓인 후 섞으면 감칠맛이 올라와서 맛있다.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한다.
볶음밥을 만들면 늘 넓적한 큰 그릇을 꺼낸다. 그리고 밥그릇에 밥을 눌러 담아 엎어서 동그란 모양을 내준다. 귀찮지만 볶음밥은 왠지 이렇게 해야 더 맛이 난다. 마지막으로 통후추, 깨를 뿌리고 파프리카 가루도 듬뿍 뿌려준다. 파프리카 가루는 색감이 좋고 맛이 강하지 않아서 볶음밥과 잘 어울린다. 그래서 볶음밥 만들 때마다 꼭 넣고 있다. 파프리카 가루를 뿌리면 모든 볶음밥의 모양과 맛이 비슷해져서 피하려고 하지만 자꾸 손이 간다.
시금치나물 자체가 향이 강하거나 짜지 않아서 담백했다. 거기다 간이 베여있어서 훨씬 맛있었다. 시금치 나물이 남으면 꼭 볶음밥도 해서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