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이니율 Jul 09. 2024

레몬 미션

레몬 건강하게 먹기

나는 레몬과 거리가 멀었다. 요리를 본격적으로 하고 난 후부터 그나마 레몬을 몇 번 사용했다. 레몬은 비타민이 풍부해서 몸에 좋은 건 알지만 소스 외에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랐다. 레몬청은 너무 달아 먹지 못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레몬을 활용해서 먹어보고자 레몬 미션을 시작했다.




삼촌이 레몬을 가져다주셨다. 평소에도 관심이 별로 없던 터라 손에 들린 레몬을 보니 낯설었다. 레몬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이 되었다. 양이 많아서 20개는 되어 보였다. 레몬은 다른 과일에 비해 비교적 오래 보관이 가능하지만 요리에 레몬을 많이 사용하지도 않고 레몬청은 설탕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의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대로 잘 다듬어서 얼려보기로 했다.


사실 며칠 미루다 시작한 일이었다. 도무지 그 많은 레몬을 손질할 엄두가 안 났다. 그래도 챙겨주신 삼촌을 위해서라도 빨리 움직여야 했다. 냉장고에 있던 레몬을 꺼냈다. 봉지에서 꺼내기만 했는데도 상큼한 향이 올라왔다. 우선 물에 한차례 헹궜다. 그리고 굵은소금을 뿌려 혹시나 붙어있을지 모르는 먼지 같은 이물질을 문질러 제거하고 다시 물에 헹궜다. 이만하면 된 것 같지만 꼭 해야 하는 단계가 있다. 바로 끓는 물에 데치는 것이다. 레몬은 보관기간을 늘리고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겉에 왁스가 발려져 있는데 이 왁스를 제거하려면 뜨거운 물에 데쳐야 한다. 오래 데치면 비타민이 파괴되기 때문에 10초만 데친다. 데친 레몬을 헹구려고 찬물에 담그니 뿌연 기름기 같은 것이 올라왔다. 데치지 않았다면 이걸 먹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세척을 마친 레몬은 한결 더 노랗게 빛이 났다. 자꾸 만져보고 싶을 정도였다. 레몬은 항산화 역할을 하고 암세포 억제, 심장질환 예방을 하는 아주 기특한 재료라고 한다. 혈액순환과 독소배출을 도와주기 때문에 물에 레몬을 넣어 마시면 좋다고 한다. 알고 보니 레몬이 더 뽀얗고 예뻐 보였다.


본격적으로 레몬 썰기를 시작했다. 반은 레몬물용으로 슬라이드로 썰고 반은 요리용으로 듬성듬성 썰었다. 자른 레몬은 냉동보관이 가능한 통에 종이포일을 깔고 한 층 씩 쌓아 올려 냉동실에 한나절 얼렸다. 다음날이 돼서 꺼내보니 아주 단단하게 잘 얼어있었다. 하나씩 떼서 지퍼백에 다시 옮겨 담았다. 이렇게 하면 부피도 줄이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기 좋다.



레몬 슬라이스를 꺼내 물에 담가보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맛은 예상하던 밋밋하고 낯선 맛이지만 마시다 보니 먹을만했다. 나를 보살핀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레몬을 먹어야겠다. 그동안 레몬이 없어 식초로 대체하던 샐러드, 소스에도 마음껏 사용해야겠다. 삼촌, 감사해요!

매거진의 이전글 바나나 초콜릿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