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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Aug 15. 2024

반찬이 없다면 채소전

간단하게 만드는 반찬

마땅히 먹을 반찬이 없거나 반찬이 뚝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계란프라이를 하거나 계란에 채소를 넣어서 전을 만든다. 오늘이 그랬다. 김치는 질리고 오이무침 물이 생겨 밍밍하고 멸치볶음도 눅눅해서 손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간단하게 전을 만들었다.




오일에 오래 굽는 조리법은 좋지 않기 때문에 중 약불에서 적당히 익힌다. 재료도 조심한다. 밀가루는 빼고 계란과 전분가루를 넣어 만든다. 그러면 일반 전보다는 부대끼지 않고 부드럽기 때문에 먹을 때도, 먹고 나서도 속이 불편하지 않다. 채소는 양파, 애호박, 당근, 이 딱 세 가지만 넣는다. 깻잎이 있다면 조금 넣어주면 향긋하니 풍미가 좋아지니 추천한다.


조리과정도 간단하다. 세 가지 채소는 얇게 채 썰어 볼에 담는다. 채소의 비율은 양파와 애호박을 한 줌, 당근은 포인트로 조금만 넣었다. 여기에 계란을 풀고 전분가루를 한 두 숟가락 넣은 후 소금으로 간을 하면 반죽 만들기가 끝난다. 팬에 오일을 넣고 반죽을 조금씩 떠서 올린다. 계란이 생각보다 빨리 익으니 잘 살피며 익혀야 한다.


어느새 온 집안에 고소한 전 냄새가 퍼졌다.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 보니 뿌듯해서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전을 먹을 때는 단짝인 간장소스가 빠지면 안 되지만 이 전만큼은 그냥 먹어보기를 권한다. 채소마다 단맛이 있어서 제법 맛이 좋다.



억지로 전을 만들었지만 전을 만들고 나니 밥맛이 돌았다. 빨리 밥이 먹고 싶어 얼른 밥상을 차렸다. 방금 전만 해도 먹기 싫다고 했던 오이무침과 멸치볶음도 꺼냈다. 갓 만든 전이랑 먹으니 잘 넘어갔다. 오늘 한 끼도 잘 먹었다. 든든히 잘 챙겨 먹을 수 있음에 새삼스레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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