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재료로 완성한 간식
예전 나에게 간식은 심심한 입을 달래주는 용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부족한 영양을 채우거나 식사에서 얻지 못한 아쉬움?을 보충하려고 먹는다. 과일은 보통 단맛이 있어서 디저트로써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거기다 제철과일이라면 신선도면에서도 좋다.
과일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있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특히, 제철과일은 질 좋은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되어 있고 자연에 있는 영양분을 자연스럽게 제 때 섭취하기 때문에 이만한 영양제가 없다고 한다. 식사로도 충분히 영양소를 섭취했다고 해도 미처 채워지지 않는 영양분을 채워주므로 따로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새콤달콤 맛이 좋으니 안 먹을 이유가 없다.
건강을 챙기기로 하면서 너무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게 되었다. 소화도 잘되고 몸도 좋아졌지만 한 가지, 맛은 포기해야 했다. 지금이야 나물과 채소반찬에 적응해서 잘 먹지만 초반에는 먹은 것 같지 않고 힘들었다. 그때 과일이 그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오늘은 그때를 생각하며 오랜만에 과일볼을 만들었다. 특별한 거 없이 그냥 제철 재료를 담은 것이다. 요구르트볼처럼 시럽, 치즈를 뿌려 달달하게 만들어도 되지만 과일만으로도 충분히 달아서 그대로 손질만해서 담았다. 찰옥수수를 알알이 떼어둔 것이 있어서 두어 숟가락을 퍼고, 씻어 넣어둔 방울토마토도 꺼냈다. 생각보다 너무 잘 먹고 있는 딱딱한 복숭아도 반을 잘라 잘게 자르고 엄마가 손질해 놓은 수박도 몇 조각 올렸다. 오이는 넣을 생각이 없었는데 남은 것이 있어서 곁들였다.
과일을 하나씩 떠먹어도 좋고 섞어서 한꺼번에 먹어도 좋다. 수박과 복숭아는 달달한데 옥수수 토마토, 오이는 담백해서 잘 어울렸다. 싱겁게 느껴진다면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를 조금 뿌려 간을 해주면 된다. 단, 주의할 점이 있다. 과일은 식후에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더부룩해져서 좋지 않다고 한다. 식전이나 식간에 적당히 먹는 것을 권한다.
여름은 식재료가 풍부하다. 과일도 다양하게 나온다. 그래서 먹을 것이 많고 하나씩만 식탁에 올려도 금세 풍성해진다. 이런 여름을 제철재료로 밥상에서 많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보면서 한 번, 떠서 먹으면서 한번 두배로 싱그러운 여름이 느껴졌다.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모양과 단맛에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