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김치볶음밥

어쨌든 엄마 볶음밥이 맛있다

by 샤이니율

김치볶음밥은 반찬이 없거나 먹을 것이 애매할 때 만들어 먹기 좋은 메뉴다. 특히 요즘은 김장 김치가 아주 푹 익어 있기 때문에 볶음밥으로 만들면 딱 좋다.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엄마가 마침 김치볶음밥을 해주셨다. 엄마도 간편하게 만들어먹을 요리로 김치볶음밥을 떠올리신 것 같았다.




어렸을 때는 엄마표 김치볶음밥을 자주 먹었다. 김치는 늘 있는 재료고 간단하게 해결하기 좋은 한 그릇 요리로 김치볶음밥은 수월했을 것이다. 내가 크고 난 후론 엄마는 더 이상 김치볶음밥을 만들지 않으셨다. 내가 만들어 먹을 수도 있기도 하고 볶음밥보다 찌개나 다른 요리를 즐겨하시면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어쩐일인지 엄마가 김치볶음밥을 해주신다고 나서신 것이다.


먹음직스럽게 담긴 볶음밥을 보니 절로 군침이 났다. 내가 만든 것보다 훨씬 윤기가 흘렀고 재료가 풍성했다. 한 숟가락 먹어보니 새콤한 김치와 달달한 양파가 잘 어우러져서 너무 맛있었다.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어보니 엄마의 대답은 간단했다. 김치 많이 넣고 볶으면 된다는 것이다. 비법이 이렇게 간단할 수 없을텐데 엄마는 그저 쉽다고만 말하셨다. 나는 계란을 프라이로 따로 구워서 먹는데 엄마는 스크램블로 해서 볶음밥에 섞어주셨다. 어렸을 때도 꼭 이렇게 해주셨다. 그릇도 어렸을 때 사용하던 그릇에 담아주셔서 예전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정말 얼마만에 먹어본 엄마표 김치볶음밥인지 모르겠다. 엄마는 손이 커서 볶음밥을 4인분이나 하셨는데 엄마랑 나눠서 그릇 바닥까지 다 긁어 먹었다. 먹을 땐 양이 많다고 투덜댔으면서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다.


아마 내가 똑같이 해도 이 맛이 안 날 것이다. 재료도 과감하게 못쓰고 양도 이렇게 많이 만들지 못한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쌓인 엄마만의 손맛이 더해졌으니 절대 따라할 수 없을 것이다. 손은 또 어찌나 빠르지. 내가 한참 꼬물대면서 만든 것보다 엄마가 후다닥 만든 엄마표 김치볶음밥이 신기하게 더 맛있다. 오랜만에 먹어서 더 맛있었을까. 배가 고파서 맛있었을까. 오늘의 맛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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