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로 비빔 주먹밥 만들기
명절 연휴가 모두 지났다. 주말과 이어져 긴 휴가라 손꼽아 기다렸는데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 아쉽다. 연휴가 지나고 주변을 둘러보다 눈에 띄는 건 음식이다.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제법 남아있는 음식도 있다. 냉장고에 넣더라도 잘 상하는 음식이라 빨리 먹어야 한다. 특히 나물이 그렇다. 비빔밥으로 열심히 먹다가 살짝 질려서 뒀더니 한 통 그대로다. 얼른 비벼서 주먹밥을 만들었다.
나물 주먹밥은 나물과 밥에 고추장을 넣고 비벼 뭉쳐 만든다. 비빔밥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면 좋은 점이 있다. 집어 먹기 편하고 한 번에 만들어 쉽게 꺼내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양을 조절할 수 있어서 좋다. 비빔밥은 그때의 기분에 따라 내키는 대로 넣기 때문에 양조절이 안될 때가 많다. 밥과 나물 비율을 맞추느라 조금씩 추가하다 보면 비빔밥의 양이 늘어나기도 한다. 그런데 주먹밥으로 정해진 양만큼만 일정한 크기로 만들면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주먹밥 만들기는 재료를 모두 꺼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밥, 나물 그리고 다른 명절음식을 준비한다. 명절음식은 주먹밥 안에 넣을 재료인데 소고기볶음, 고기산적, 고기전 등 속재료로 어울릴만한 것이라면 가능하다. 이마저도 없다면 멸치볶음 같은 마른반찬도 괜찮다. 나물은 물기가 많으면 질퍽거리기 때문에 최대한 꽉 짜고 잘 뭉쳐지도록 가위로 잘게 자른다.
큰 볼에 밥과 나물을 섞은 후,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간을 맞춘다. 그리고 두 손으로 단단하게 뭉쳐가며 동그랗게 모양을 만든 후, 가운데 홈을 판 다음 속에 재료를 넣고 다시 단단하게 뭉쳐주면 완성이다. 크기는 주먹보다 약간 작게 만들면 적당하다. 한 입에 들어갈 정도면 된다. 먹을 만큼만 먹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한 두 개씩 꺼내서 간편하게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으면 된다. 먹기 전에 포인트로 김을 얇게 잘라 두르고 깨소금도 뿌리면 좋다.
특별할 맛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집어 먹는 재미가 있어 맛있게 먹었다. 주먹밥을 만들어 먹느라 나물을 꽤 비웠지만 그래도 반 이상이 남았다. 명절음식이 남아있으니 연휴가 아직 이어지는 느낌이다. 음식을 다 먹어야 비로소 연휴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연휴가 이어지면 몸과 마음도 풀어져서 계속 늘어져 있을 것이다. 음식이 상하기 전에 얼른 먹고 연휴에서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