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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명절음식

남은 전으로 만드는 조림 반찬

by 샤이니율

일찍 가족들과 명절을 보내고 나니 남은 연휴의 식사는 남은 음식들로 해결하고 있다. 예전에는 명절음식이 느끼하고 먹고 나면 이상하게 소화가 안 돼서 몇 끼 먹고 나면 꺼려졌는데 지금은 명절음식이 너무 귀하다. 조금씩 만들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입맛이 변해서일까.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고 담백한 명절 음식들이 좋아졌다.




어제는 남은 잡채로 김말이를 만들어먹었는데 오늘은 남은 전으로 조림을 만들었다. 전은 다시 데워서 먹으면 금방 만든 것처럼은 아니더라도 따뜻한 맛에 잘 넘어간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여러 요리로 만들기도 좋아 하나씩 활용해보고 있다. 저번 설에는 전찌개, 이번 추석에는 전조림이다.


전조림은 간단하다. 전을 간장소스에 졸이기만 하면 된다. 조금 더 풍성하게 먹기 위해서 약간의 양파와 부추를 더했다. 전은 먼저 오일을 살짝 두르고 앞, 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그러면 겉면이 단단해지면서 소스에 조려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잘 구운 전은 그대로 두고 간장소스를 만든다. 소스는 진간장, 물, 원당이나 꿀을 넣고 만드는데 생강 다진 것이나 생각청을 조금 넣어주면 깔끔한 맛이 나니 넣기를 추천한다. 소스는 잘 저어서 구워둔 전에 붓고 불을 약간 세게 올려 국물이 거의 없을 때까지 끓인다. 양파도 이때 넣고 같이 조린다.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청양고추를 잘게 넣어주면 좋다.


국물이 어느 정도 줄어들면 불을 끄고 부추를 올린다. 부추는 약해서 잔열로도 익기 때문에 마지막에 넣었다. 간장 때문에 전은 까맣게 물이 들어 더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부추와 양파를 같이 올려 한 입 먹어보니 짭짤한 소스맛이 어우러져 반찬으로 먹기 딱 좋았다.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단짠의 맛이 좋아 맛있게 잘 먹었다.


브런치_간장전조림-2.jpg


지겹고 지루한 명절음식이 이제는 감사하다. 이렇게 다시 활용해서 만드는 음식들도 소중하다. 음식을 먹으면 엄마의 손맛과 가족들과 만났던 기억들이 느껴진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꼭꼭 씹어서 끝까지 잘 먹고 힘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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