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알뜰하게 챙겨 먹기

남은 잡채로 김말이 만들기

by 샤이니율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른 명절을 보냈다. 근황 이야기를 하고 음식을 나눠먹다 보니 이틀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약간의 휑함이 남았고 냉장고에는 남은 음식과 재료들이 자리를 채웠다.




예전에 비하면 음식 종류도 줄어들고 양도 작아졌지만 그래도 손님을 위한 요리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작게 하더라도 여전히 손이 많이 가고 종류를 줄이더라도 기본 음식은 해야 하기에 만만치 않다. 이번에도 줄인다고 했는데도 전, 생선, 나물을 하고 잡채까지 하니 두세 시간이 그냥 지나갔다. 눈이 그냥 감길 정도로 힘들긴 했지만 맛있게 드셔주셔서 감사하고 남은 음식이 며칠 동안 요긴한 끼닛거리가 되어줄 거라 든든하고 좋다.


남은 음식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잡채다. 잡채를 좋아하는 사심이 들어간 건지 많이 만들어서 많이 남았다. 이번 잡채는 간도 딱 맞고 재료도 잘 볶아져서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양이 꽤 많이 없어졌는데도 한 접시가 남았다. 남은 잡채는 오일을 두른 팬에 살짝 볶으면 다시 따뜻하고 고소해져서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알뜰하게 챙겨 먹고 싶었다. 그래서 김에 싸서 김말이를 만들어보았다. 튀김반죽 대신 계란물을 묻혀서 담백하게 구워 마무리했다.


먼저 김말이는 볼에 담아 가위로 잘게 자른다. 잡채 재료는 당면부터 채소까지 길게 잘라 넣기 때문에 국수처럼 떠서 먹기는 좋지만 말 때는 긴 길이가 부피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방해가 된다. 잘게 자르면 모양 잡기도 유연하고 양조절도 편해서 좋다. 계란은 곱게 풀고 김밥김은 4등분을 해서 잘라준다. 이제 김밥김을 올리고 그 위에 잘게 자른 잡채를 올려 김밥처럼 돌돌 말아주면 된다. 김 끝에 계란물을 발라 붙이면 잘 붙는다. 팬에 오일을 두르고 잘 말아진 김말이를 계란물에 담갔다가 올려 굴려가며 노릇하게 구우면 완성이다.


브런치_잡채김말이-2.jpg 고기 대신 어묵을 넣어서 담백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잡채! :)


김말이를 참 좋아했지만 건강을 챙기기로 난 이후로 튀김은 멀리하면서 못 먹게 되었다. 그래서 늘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잡채말이로 대신할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남은 음식 같지 않아 좋았다. 김에 쌌더니 향긋하고 갓 구운 계란이 고소하고 따뜻해서 더 별미였던 것 같다. 시중에 파는 튀긴 김말이에 비하면 덜 바삭하고 푸짐하진 않지만 당면만큼 채소도 많고 내가 만든 건강한 잡채로 만들어서 안심이 된다. 앞으로 남은 음식도 조금 더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외식메뉴 정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