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좋아하는 부추 잔치 국수
남이 해주는 국수
엄마는 국수를 좋아하신다. 그중에서 멸치로 육수를 낸 물국수를 좋아하신다. 그리고 고명으로 꼭 부추 데친 것을 넣으신다. 엄마가 좋아하시는 국수 스타일, 부추 잔치 국수다.
가끔 요리를 해서 드리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자주 못 해 드렸다. 며칠 전부터 부추가 올라간 국수가 먹고 싶다고 하신 생각이 나서 국수를 만들기로 했다. 국수를 하려면 우선 육수부터 준비해야 한다. 겨울에는 따뜻한 국물이 좋지만 여름에는 더워서 국물 식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멸치는 물에 오래 끓이면 쓴맛이 나고 덜 끓이면 비린내가 난다. 그래서 아침 일찍 멸치를 미지근한 물에 담가두었다. 끓는 물에 빨리 끓이는 것보다 미지근한 물에 은근히 우려내는 것이 더 맛이 좋다고 해서다. 원래 하루 전날 담가둬야 충분히 우러나는데 시간이 없어 저녁때까지만 우리기로 했다.
고명은 색깔을 맞춰 계란, 당근, 부추를 준비한다. 계란은 얇게 펴서 익힌 후 식혔다가 채 썰고 끓는 물에 당근과 부추를 차례로 넣어 익힌 다음 소금 간을 약간 해준다. 나는 부추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엄마가 좋아하시니 넉넉하게 준비했다. 이제 국수 삶을 준비만 하면 된다.
엄마는 국물 요리를 좋아하신다. 그래서 칼국수, 수제비, 떡국 등 육수가 있는 면요리를 특히 좋아하신다. 국수나 냉면을 고를 때도 늘 국물이 있는 물국수, 물냉면을 드신다. 나는 원래 엄마와 다르게 비빔국수를 좋아했는데 엄마 따라 물국수를 먹다 보니 점점 그 매력을 알 것 같다. 물국수도 좋아진다.
식사시간이 되어 국수를 삶았다. 물을 충분히 넣고 면을 넣고 기다렸다가 면이 익으면 불을 끄고 찬물에 깨끗이 헹궈 물기를 뺀다. 그릇에 면을 담고 육수를 붓고 준비한 고명을 얹으면 완성이다. 엄마가 좋아하는 부추는 맨 위에 잘 보이게 올려드렸다.
고명으로 어묵도 끓는 물에 데쳐 추가했다. 색별로 하나씩 준비했는데 예쁘다.내가 아무리 맛있게 만들어도 엄마가 해준 국수에 비하면 한참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맛있다며 잘 드셨다. 아마 내가 만든 거라 맛있게 드셨던 것 같다. 제일 맛있는 음식은 남이 해준 음식이라고 하지 않던가. 매일 직접 만든 밥을 드시는 엄마도 남이 해준 밥이 좋으실 것이다. 자주는 못 해 드리더라도 가끔씩 해드려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