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대신 새송이버섯으로 떡볶이 만들기
떡볶이는 안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음식이다. 나도 떡볶이를 정말 좋아한다. 떡집에서 가래떡을 사다가 어묵을 듬뿍 넣고 달고 짭짤하게 양념을 해서 푹 끓이면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욕심이 나서 국그릇에 가득 퍼서 먹었다. 3~4인분쯤 됐는데 한 번에 다 먹을 정도로 떡볶이를 사랑했다.
하지만 떡볶이는 마음을 채워줄진 몰라도 몸에는 좋은 음식이 아니다. 달고 짜서 자극적인 데다가 고추장에도 당이, 설탕도 듬뿍 들어가 칼로리가 높다. 거기다 떡이 탄수화물인데 밥으로 치면 양이 꽤 된다. 어묵은 어떤가. 밀가루 반죽을 해서 튀긴 재료다. 당당당으로 똘똘 뭉친 음식인 것이다. 하지만 맛있으니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외면했다. 우울할 때, 힘들 때, 피곤할 때, 기쁠 때,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떡볶이를 찾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살은 찌고 건강이 나빠졌다. 강제로 떡볶이를 끊어야 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하던가. 자꾸 생각이 났다. 대체할 방법을 찾아봤지만 떡볶이 맛이 안 나서 아쉬웠다.
이번주에 새송이 버섯을 사다가 전을 부쳐 먹었다. 새송이 버섯은 길쭉하고 두께도 꽤나 있어서 다른 버섯에 비해 푸짐하고 쫄깃해서 자주 사용한다. 가만히 보니 길쭉하게 썰면 떡처럼 활용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버섯 떡볶이 만들기에 돌입했다. 떡 대신 새송이 버섯을 사용하고 어묵마저 빠지면 아쉬우니 어묵은 사용했다. 대신 뜨거운 물에 데쳤다. 계란도 더해 단백질을 보충했다.
가장 중요한 건 소스다. 많이 달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단맛이 나는 과일과 양파가 필요했다. 떡볶이 양념에서 설탕의 양을 줄이고 과일과 양파를 갈아서 채웠다. 강하진 않지만 은은한 감칠맛이 도는 소스가 완성되었다. 버섯은 맛있지만 자칫 밋밋할 수 있기 때문에 밑간을 했다. 소금, 진간장, 참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무쳤다. 간이 베였다 싶으면 웍에 넣고 어묵도 담는다. 여기에 멸치 다시물을 찰랑거리게 붓고 끓으면 만들어둔 소스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파, 양배추, 청양고추도 넣고 마지막으로 삶은 계란을 넣으면 완성이다.
원당 양을 줄였기 때문에 단맛은 덜했지만 은은한 과일과 양파의 단맛이 올라와서 먹을만했다. 달지 않아 예전 맛보다 덜 하지만 오랜만에 먹으니 어찌나 맛있던지. 그 자리에서 한 솥을 다 먹을 뻔했는데 겨우 자제하고 반을 남겨두었다. 양을 적게 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가래떡을 넣었다면 배도 엄청 부를뿐더러 소화도 잘 안되었을 텐데 버섯을 넣어서 속도 편하고 마음도 편했다. 한동안 떡볶이가 주는 즐거움을 잊고 살았는데 다시 느낄 수 있어 기쁘다. 떡볶이가 생각나면 이렇게 조절해서 만들어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