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전 만들기
이번달에도 어김없이 월간 김밥을 만들었다. '월간 김밥'은 김밥을 너무 좋아해서 매달 김밥을 만든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월초가 되자마자 만들고 나눠먹다 보니 벌써 재료가 바닥을 보였다. 한 개만 쌀 정도의 양이 남았다.
김밥을 아무리 좋아해도 몇 끼를 연달아 먹다 보면 조금 질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뒀다가 먹기에는 애써 만든 김밥재료가 상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먹을 수밖에 없다. 재료는 보통 10줄 정도 만들 분량을 만든다. 재료는 늘 그렇듯이 구하기 쉽고 건강한 재료로 구성하는데 당근, 계란을 기준으로 색을 맞춰 녹색으로 부추나물이나 시금치를 넣는다. 요즘은 시금치가 너무 비싸서 부추나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무지는 끊기지 않도록 만들어두는데 만들기 귀찮아도 한번 만들어두면 보관기간이 길어서 무침반찬, 비빔국수나 김밥에 활용하기 좋아 수시로 양을 체크하며 보충하고 있다.
재료들을 다듬고 조리해서 한 김 식힌 후 길쭉한 통에 가지런히 담아 냉동실에 보관했다. 그리고 먹을 때마다 꺼내서 그때그때 만들어 먹었다. 하루에 2~3줄씩 기본으로 싸다 보니 며칠 안 가 재료가 바닥이 났다. 당근은 다 떨어지고 계란 1조각, 우엉조림 아주 조금, 부추 나물, 단무지도 조금씩 남았다. 재료가 부족하니 김밥 만들기가 망설여졌다. 사실 조금 질리기도 했다. 그러다 이웃님 글에서 본 김밥전이 떠올랐다. 김밥전은 김밥을 계란에 묻혀 구워 전처럼 먹는 것인데 그냥 김밥으로 먹는 것보다 색다르고 더 맛있을 것 같았다.
준비는 간단하다. 계란만 있으면 된다. 계란을 볼에 풀어 계란물을 만든 후, 먹기 좋게 자른 김밥을 계란물에 적혀 굽기만 하면 된다. 오일을 충분히 두르고 앞, 뒤로 노릇하게 굽는 것이 포인트다. 고소한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바싹 구워주는 것이 좋다. 김밥의 단면이 계란 때문에 가려지지만 고소한 맛을 보면 단면이 안 예쁜 것 따윈 신경 쓰지 않게 된다. 김밥을 더 안 만들어둔 것이 후회될 정도다.
김밥재료가 적다 보니 김밥전 크기도 작았다. 그래서인지 동그랑땡 같아서 맛있게 잘 먹었다. 마지막 김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음에는 아예 김밥을 충분히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조금씩 꺼내 구워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