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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드시러 오세요

손님 초대하고픈 카레밥 요리

by 샤이니율

TV를 보다가 눈에 들어온 음식이 있었다. 바로 카레밥이다. 보통 아는 카레덮밥과 달리 카레가루를 밥에 넣어 볶는 볶음밥 형태다. 물을 넣고 소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소하고 바삭해 보였다. 계속 생각나서 볼일을 보고 들어오는 길에 카레가루 한 봉지를 샀다.




카레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요리다. 한 솥 해두면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한 끼가 해결되니 엄마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요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부엌에서 카레 냄새가 나면 싫었다. 카레를 별로 안 좋아할뿐더러 그날은 반찬이 시원치 않았다. 카레가 있다는 이유로 김치만 있는 날도 있었다. 학교 급식날도 그랬다. 카레가 나오면 왜 반찬 양과 개수가 줄어드는지, 아쉬웠다. 게다가 몇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는 카레향 때문에 질릴 정도였다. 하지만 TV에서 본 카레밥은 그동안 봐온 카레밥과 달랐다. 맛있는 볶음밥 같았다.


생각해 보니 나는 카레가 싫었다기보다 묽은 소스 느낌이 싫었던 것 같다. 대충 익은 당근이 내뿜는 향도 싫었다. 그런데 이번 카레밥에는 당근도 없고 밥과 볶으니 내가 싫어하는 질퍽한 느낌이 없다.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도 맛있다고하니 궁금하기도 해서 빨리 만들어보고 싶었다.


재료는 아주 간단하다. 카레가루, 밥, 계란, 마늘만 있으면 된다. 마늘 프레이크를 사용하면 좋지만 없으니 통마늘을 아주 얇게 편으로 썰었다. 조금 더 풍성하게 먹으려고 양파도 조금 썰었다. 우선, 계란 스크램블을 먼저 만든다. 계란부터 익혀 덜어두면 팬을 하나만 사용해도 돼서 좋다. 계란이 익었으면 꺼내고 오일을 다시 충분히 붓고 양파와 마늘을 먼저 볶는다. 마늘이 노릇해지면 카레가루를 넣고 같이 볶다가 밥을 넣는다. 감칠맛을 원한다면 진간장, 토마토퓌레나 케첩을 넣어주면 좋다. 마지막으로 계란 스크램블을 넣으면 완성이다.


브런치_카레밥-2.jpg 노란 카레에 노란 계란도 참 잘 어울린다. 포인트로 부추와 깨소금! :)


맛을 보니 카레향이 살짝 나면서 마늘 맛이 나서 고소했다. 정말 카레덮밥과는 다른 맛이었다. 색도 노랗게 예쁘게 나와서 누구라도 당장 초대해서 먹이고 싶었다. 조카에게도 먹이고 싶은데 어려서 아직 밥을 먹지 못하는 것이 분할 정도였다. 그토록 싫어하던 카레도 조리 방법을 다르게 하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나 카레 좋아하는구나. 카레 가루 아껴뒀다가 또 볶음밥 만들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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