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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Oct 23. 2024

청소와 레몬

감기 털어낼 때 필요한 것

며칠 전 감기에 걸려서 회복 중이다. 감기 걸린 첫째 날은 열이 오르고 머리가 띵해서 앉아 있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몸을 돌볼 여유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힘을 내기 위해 먹었다면 이제는 에너지 보충을 위해 먹어야 한다. 아프다고 미뤄둔 집안일들도 하나씩 했다.




이번 감기는 유독 힘이 들었다. 증상이 하루하루 다르니 약도 중간에 바꿔 먹어야 했다. 별로 무리한 것도 없는데 감기라니 면역이 많이 떨어졌던 모양이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고 일교차가 큰, 딱 이맘때 감기에 걸리곤 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감기가 오고야 말았다. 며칠 골골 대다가 나아지니 어질러진 방이 보였다. 방이 더 엉망이 되기 전에 얼른 몸을 털고 일어나야겠다 싶어 몸을 일으켜 세웠다.


먼저, 창문을 열어 환기를 했다. 춥다고 며칠 닫아뒀는데 오랜만에 문을 열어보니 찬바람이 확 들어왔다. 며칠새에 낮 기온도 많이 떨어진 듯했다. 이불도 털어서 개고 빨래할 옷을 골라 빨래통에 넣었다. 쓰레기통도 비우고 갈 곳을 잃었던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나니 몸도 마음도 방처럼 말끔해지는 듯했다. 후다닥 빨래를 돌리고 샤워를 한 후, 레몬차도 마셨다. 레몬은 얼마 전에 삼촌이 주신 건데 손질해서 얼려두고 요긴하게 먹고 있다. 특히 오늘처럼 기운이 필요한 날엔 약이 되는 레몬이다. 레몬으로도 모자라 귤도 부지런히 까서 먹었다.


한 방송에서 어떤 분이 나와서 기분이 안 좋거나 힘들 때 하는 루틴이 있다고 했다. 깨끗하게 집안 청소를 하고 씻은 후, 말끔하게 새 옷으로 갈아입고 좋아하는 소파에 누우면 온갖 걱정과 시름이 사라진다고 했다. 그때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라 지나쳤는데 오늘 청소를 하고 씻고 앉아 있으니 그 말이 공감이 됐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고 하던가. 억지로라도 정비를 하니 힘도 나고 기분도 훨씬 나아졌다.


내일부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길고 긴 감기 주간을 지났으니 이제 힘차게 10월 남은 날을 살아내야겠다. 남은 귤과 레몬 부지런히 먹고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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