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게타 만들어 브런치 먹기
브런치는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식사다. 예전에는 늦은 아침식사를 브런치라고 했는데 요즘은 스크램블 에그, 베이컨, 샐러드 등의 메뉴가 브런치 자체가 되어 버렸다. 그만큼 브런치는 다양해지고 더 고급스럽고 특별해졌다.
브런치를 파는 곳에 가면 힙한 곳인 경우가 많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몇십 년 된듯한 빈티지한 인테리어를 보면 유럽 어디엔가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 곳에 있으면 괜히 설렌다. 특별한 날이 된 것 같고 근사해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브런치를 매일 먹을 순 없다. 요즘 브런치를 파는 식당이 많아지긴 했지만 기분을 내려면 큰맘 먹고 나서야 한다. 만드려고 보니 평소 하지 않던 요리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간단하게 만들 순 없을까 하고 시작한 것이 샌드위치와 샐러드다. 각종 채소와 토마토에 계란만 더해도 근사한 브런치가 완성된다.
이번에는 '브루스게타'라는 이탈리아요리를 만들어봤다. 이름이 낯설고 이탈리아 요리라고 하니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만들기 쉽고 맛도 친근한 음식이다. 빵 위에 각종 재료를 얹어 먹는데 한번 만들어두면 요긴한 끼니가 되어준다. 부르스게타는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을 보고 알게 되었다. 빨갛고 보라보라 한 토마토와 가지를 오일에 볶으니 반짝반짝 빛이 나는데 그렇게 예쁘고 맛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거기다 재료는 단 두 가지, 토마토와 가지만 있으면 되니 만들수 있겠다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설렜다.
마트에 갔다가 토마토와 가지를 샀다. 온전히 브루스게타를 위한 구매다. 집에 오자마자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그리고 소금을 뿌려 약간 간을 했다. 가지부터 먼저 구웠다. 가지는 약하기 때문에 미리 익혀주는 것이 좋다. 익은 가지는 한쪽에 덜어내고 다진 마늘과 토마토를 넣고 볶다가 구운 가지를 넣고 같이 볶는다. 간은 소금으로 하고 바질가루나 오레가노로 향을 입혀주면 완성이다. 토마토가 맛이 없어서인지 맛이 안 나서 진간장과 원당을 조금 넣었다. 그래도 허전해서 후추를 뿌리고 바질가루도 좀 더 올렸다. 마지막으로 브루스게타의 포인트, 통마늘을 빵에 발랐다. 마늘을 문지르고 있으니 전문 요리사가 된 기분이었다.
접시에 알록달록한 토마토와 가지가 올라간 빵이 가득 놓였다. 비록 예쁘고 좋은 식당도 아니고 근사한 브런치는 아니지만 기분 좋게 든든히 잘 먹었으니 나름 만족스러웠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은데 하기 힘들거나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못해서 우울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작아도 소소한 행복을 만드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브루스게타를 만들어 먹으면서 행복한 식사를 했다. 에너지 채웠으니 또 힘을 내서 잘 살아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