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버섯으로 전 구워 먹기
치킨이 먹고 싶었다. 짭짤하게 간을 해서 노릇하게 갓 튀겨낸 겉바속촉의 치킨이 생각났다. 하지만 요즘 고삐가 풀린 망아지처럼 자제하지 못하고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어서 선뜻 먹지 못했다. 그러다 버섯으로 만드는 너겟을 만드는 영상을 보았다. 치킨을 버섯으로 만들 수 있다니 신기했다. 당장 만들어보기로 했다.
치킨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나에게도 치킨은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다. 하지만 치킨은 예전부터 비싼 음식이었다. 그래서 부모님은 생일이나 좋은 일이 있을 때 사주시곤 했다. 지금은 다른 맛있는 음식도 있지만 어렸을 때 기억이 있어서인지 좋은 일이 있으면 여전히 치킨이 생각난다.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배달치킨보다 손질이 된 닭을 사서 구워 먹거나 볶아 먹고 있지만 바삭한 치킨은 잊을 수 없다.
치킨을 못먹을땐 치킨 느낌이 나는 것을 먹었다. 전도 좋고 볶음도 괜찮았다. 오늘처럼 치킨의 느낌까지 낼 수 있다면 더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다. 버섯너겟을 만들 버섯은 팽이버섯을 준비한다. 팽이버섯을 잘게 자르면 치킨 속의 결 느낌이 나고 식감도 좋아서 안성맞춤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잘게 자른 팽이버섯에 계란을 넣고 전분가루로 뭉쳐준 다음, 진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면 반죽은 완성이다. 간은 약간 짭짤하게 하는 것이 좋은데 기호에 따라 조절하자. 매운 것을 좋아한다면 청양고추를 다져 넣어도 좋다. 예열한 팬에 오일을 두르고 한 숟가락씩 올려서 굽는다. 모양이 동그랗게 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투박한 모양이 더 먹음직스럽다. 조금씩 오일을 추가하면서 노릇하게 구워주는 것이 포인트다. 주의할 점은 버섯에 비해 계란이 너무 많으면 계란전이 되기 때문에 계란을 약간 부족한 듯 넣어줘야 된다는 것이다. 팽이버섯 포장마다 양이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팽이버섯 한 봉지에 계란 1개면 된다.
완성된 전은 호호 불어 바로 먹으면 좋다. 밀가루 반죽이 아니고 전분가루를 넣은 거라 식으면 금세 눅눅해지기 때문에 바로 먹는 것이 제일 바삭하고 쫀득하다. 치킨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충분히 고소하고 감칠맛이 났다. 버섯으로 만들었으니 치킨맛이 날리는 없다. 하지만 치킨인가, 아닌가 하며 한 두 개씩 먹다 보면 어느새 접시 바닥이 보일 것이다. 나처럼 두 봉지를 굽지 않은 것에 후회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