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중심 잡기

다리의 힘으로 똑바로 서기

by 샤이니율


운동을 시작한 지 5개월째다. 나는 체력은 물론 유연성도 없는데 근육마저 오그라들어 있다 보니 속도가 더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오늘도 아직 한 참 멀었다는 생각에 잠시 우울해졌다.




저번 시간에 똑바로 서서 숨 쉬는 것이 잘 안 됐는데 오늘은 더 업그레이드된 동작을 했다. 한쪽 발밑에 볼을 두고 무릎을 직각으로 구부린 후 두 손은 골반에 얹고 중심을 잡는다. 시작할 때는 이쯤이야 쉽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대쪽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중심을 못 잡아서 자리에서 이탈하기를 몇 번, 정말이지 포기하고 싶었다. 서 있는 자세에서 다리 하나 올렸을 뿐인데 이렇게 중심을 못 잡다니. 두 발로 서 있는 동안 체감하지 못했던 불균형이 드러났다.


그나마 왼쪽 다리는 잘 버텨주었으나 오른쪽 다리는 힘이 없어 자꾸만 안쪽으로 말려 들어갔다. 원장님이 발을 누르고 허벅지를 돌려주셨지만 아프기만 할 뿐 돌아가지 않았다. 평소 왼쪽 팔이나 다리가 불편해서 오른쪽으로 지탱하는 경우가 많은데 힘을 잘못 써서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했다.


리포머에서도 다리 힘을 주는 동작을 했다. 한쪽 다리는 리포머 위에 곧게 뻗고 나머지 다리로 구부렸다가 다시 일어나는 동작이다. 이 동작 역시 다리에 힘을 주고 버텨야 하는데 힘이 안 들어가니 애꿎은 팔에만 힘이 들어갔다. 원장님은 극단의 조치로 팔을 떼보라고 하셨지만 당장이라도 꼬꾸라질 것 같아 뗄 수 없었다. 결국 팔은 그대로 둔채 동작을 겨우 이어나갔다.


운동은 조그마한 성취감을 줬다가 곧바로 또 좌절감을 준다. 조금 나아졌다 싶다가도 내 몸이 이렇게 엉망이냐며, 어떻게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 뒀는지 내 자신에게 원망이 든다. 레슨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아무 풍경도 보이지 않았다. 가는 길이 유독 길게 느껴졌다.


브런치_운동_16화.jpg


밥을 먹고 차분히 앉아 다시 생각해 보았다. 배우는 중인데 잘되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게다가 난 아파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남들보다 뒤처진 시작이었다. 남들이 가는 시작선에 나는 아직 가지도 못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있는 단계에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그것만 보자. 내가 해낸 미세한 부분만 보자. 지나고 나면 웃으며 이야기할 지금 순간들을 너무 낙담하며 보내지 말자. 몸이 흔들린다고 마음까지 흔들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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