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번갈아가며 굽히고 펴기
팔과 허벅지에 힘을 줬더니 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리포머 노란색, 1단계에서 운동했는데 힘이 들어 집까지 겨우 걸어왔다. 집에 오는 길에 횡단보도가 있는데 눈앞에서 바뀐 신호를 보내고 다음 신호를 기다렸다 왔다. 요즘은 장마에 날씨가 무더워져서 다녀오면 진이 다 빠진다.
오늘은 리포머에 서서 다리를 번갈아가며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했다. 동작 설명만 하면 쉽지만 자세를 잡고 동작을 하는 건 역시 쉽지 않았다. 우선 바를 두 손으로 잡고 가운데 엉덩이를 놓는다. 이때 엉덩이는 바에 기대면 안 된다. 상체를 위로 끌어올리면서 엉덩이는 닿는 듯 바에 둬야 한다. 골반과 시선은 정면이다. 골반을 정면으로 두려면 허벅지에 힘을 줘서 견뎌야 하는데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골반이 자꾸 틀어졌다. 구부린 쪽 발바닥은 힘을 주고 바닥에 딱 붙여야 하는데 힘이 떨어져서 골반이 더 뒤틀렸다. 오른쪽은 자세를 잡아주셔서 겨우 했지만 왼쪽은 더 안 돼서 동작을 다 해보지도 못했다. 원장님은 엉덩이, 허벅지에 힘주는 것부터 다시 봐주셨다.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은 뒤로 감싸듯이 힘을 줘야 한다. 그래야 허리에도 힘이 들어가고 상체가 바로 설 수 있다. 평소 서있을 때, 앉아있을 때도 계속 연습하라고 하셨다.
이렇게 동작을 못하고 지나가면 기분이 우울해진다. 애써주시는 원장님께 죄송하기도 하다. 자세가 비슷하게라도 가야, 아니 힘이라도 들어가야 애라도 써볼 텐데 반복해도 안되니 속이 상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자세를 잡다가 중심을 못 잡는 순간 휘청했는데, 그 순간 팔꿈치로 원장님의 코를 쳤다. 원장님이 ‘컥’ 소리를 낼 정도로 아픈 충격이었다. 죄송해서 어쩌나... 첫인사는 밝게 했는데 끝인사는 어색해져 버렸다.
운동을 처음 시작했던 때가 떠올랐다. 체력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건강해지고 싶었다. 몸뿐 아니라 마음도 강해지고 싶었다. 몇 개월만 하면 금방 운동인이 될 줄 알았는데 동작을 하면서 좌절만 더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마음도 운동을 하고 있기에 생기는 거 아닐까. 그래도 하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아주 늦는 것뿐일 거라 생각하고 다시 힘을 내보기로 했다. 벌써 점심때가 훌쩍 지났다. 기분이 좋지 않아도 배는 고프다. 밥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