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행복한 고민
카페에서 만난 다양한 음료들
어제 집 근처에서 우연히 카페 하나를 알게 되었다. 검색으로는 나오지 않는 곳이었는데 걸어가다가 발견하게 되었다. 외관이 화려하지 않고 평범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곳이였다. 내가 먹을 수 있는 음료도 다양하게 있어서 행복한 고민을 하다 왔다.
요즘은 번화가나 동네 할 것 없이 카페가 많아졌다. 카페에는 메뉴판 첫 줄부터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등 커피 메뉴가 주를 이룬다. 커피를 즐기지 않고 카페인에 약한 나는 커피가 아무리 맛있어도 메뉴판 맨 끝부터 찾아보게 된다. 커피가 아니면서 달지 않은 음료를 찾기 위해서다. 생과일주스는 없어도 허브차는 거의 있어 차를 보통 주문한다. 아쉬운 마음 가득이지만 카페에서 너무 욕심일까 싶어 마음을 접는다. 그러다 보니 커피가 아닌 다른 메뉴들도 다양한 카페가 생기면 좋겠다는 작은 소원이 생겼다.
어제 간 카페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메뉴가 많은 곳이었다. 특히 내가 먹을 수 있는 음료의 종류가 꽤 많았다. 생강차, 대추차, 오미자차 같은 전통차도 있고 구수한 우엉차도 있었다. 허브차는 당연히 있었고 생과일 종류도 다양했다. 과일은 외관이 투명하게 보이는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싱싱해서 믿음이 갔다. 에이드도 과일을 직접 갈아 만드신다고 한다. 생과일주스도 에이드도 시판 시럽으로 맛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수제로 만드는 곳이라니 반가웠다. 늘 카페에 가면 뭘 먹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날이 많았는데 먹고 싶은 것이 많아 고민하는 날이 오다니. 낯선 상황이 어색하기까지 했다. 한참 고민하다가 사장님이 권해주시는 과채주스를 주문했다. 키위, 파인애플, 케일 등이 들어가는 무설탕 수제 음료다. 가격은 비쌌지만 건강해지는 걸 느끼면서 온 마음을 다해 맛있게 마셨다.
인테리어나 소품이 세련되진 않지만 공간 곳곳에 정성이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다. 열어둔 창문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다. 풀벌레 소리도 났다. 세상과 단절된,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들었다. 심플하고 모던한 카페도 좋지만 이렇게 취향이 묻어나는 따뜻한 카페도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나도 나의 색깔이 묻어나는 나만의 일을 해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젠 나도 카페에서 메뉴를 고를 수 있다! 조망간 또 행복한 고민을 하러 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