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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시온 Apr 27. 2021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기 6

순청자


순청자는 상감기법이 나오기 이전의 청자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청자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고려 초기인 10세기 후반이다.


중국의 경우는 10세기 초 월주요에서 완벽한

청자가 생산되는데, 그에 비해 시기적으로 늦긴

했지만, 중국의 그것과는 다른 고려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는 세 가지 요소 즉,

형태, 빛깔, 문양의 면에서 설명한다.

고려의 순청자는 상감기법이 나오기 전이라

형태와 빛깔에 집중했다.


중국의 청자는 신비하다는 뜻으로 비색 (秘色)

이라고 한 반면, 고려의 청자는 비취색이라는

뜻으로 비색이라고 했다. 1123년 송나라에서

온 사신 서긍이 고려를 다녀간 후, 쓴 보고서인

"선화봉사 고려도경"에도 고려청자를 비취색의

비색이라 쓰고 있다.


중국의 월주요에서 나온 청자와 빛깔의 차이를

비교해 보고 싶었다. 직접 비교해 볼 수는 없었지만

책자를 통해 중국의 청자를 보니 우유빛이

도는 탁한 푸른빛이었다. 반면, 고려의 비색은 맑고

투명한 느낌의 푸른 빛이었다.


순청자에서 문양을 낼 때는 양각, 음각, 투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양각이나 음각의 경우,

문양이 선명하지 않아 그 효과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에 문양 대신 전체적인 형태로 멋을 내는데

치중했다. 그래서 순청자는 식물이나 동물모양이 많다.



청자 석류형 주전자



위의 주전자는 아랫 부분에 세 개의 석류가 있고

꽃이 한 송이씩 피어 있다. 윗 부분에 놓여있는

한 개의 석류에는 꽃봉오리가 입을 벌리고

있는데 술이나 물을 붓는 입구의 역할을 한다.

손잡이에 조그만 고리 모양이 있는 것으로

보아, 입을 벌린 꽃봉오리에는 원래 뚜껑이

있어서 끈으로 손잡이와 뚜껑을 연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손잡이는 석류나무 가지를 구부려 붙힌 모습이고

몸체에는 무르익은 석류가 알맹이를 터트리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모습이

귀엽고 너그럽다.이 주전자에 붉고 상큼한 석류주를

담아 마셨을 고려인들의 풍류를 상상해본다.



청자 참외모양 꽃병



청자 참외모양 꽃병은 1146년 인종의 무덤에서

출토 되었다고 한다. 몸통은 참외모양이고

주름치마처럼 퍼져 있는 아랫 부분은 안정감을

주면서 품격을 더한다. 주둥이 부분은 꽃잎이 펼쳐진 

모습인데 얇고 부드러운 곡선이 세련되고 우아하다. 

순청자의 최고 경지에 이른 작품답다.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



이 주전자는 죽순이 뾰족하게 올라오는 모양을 한

뚜껑과 대나무의 마디를 표현한 손잡이에 작은

대나무 잎사귀까지 장식해 놓은 것이 애교스럽다.

이것 역시 끈으로 손잡이와 뚜껑을 연결해 놓는

실용성을 고려한 것이다. 술을 따르는 주구 부분도

대나무를 구부린 모양으로 만들었고, 몸체의

전체에 걸친 빗살의 무늬는 대나무의 질감을

느끼게 한다.



청자 거북이 모양 주전자



거북이 모양의 주전자는 여러 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 거북이는 연꽃위에 앉아 있고

등껍질의 거북이 문양이 음각되어 있으며,

손잡이를 꽈배기 모양으로 꼬아서 다채로움을

더했다. 목을 쑥 빼고 있는 거북이의 얼굴은

용을 연상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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