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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시온 Apr 28. 2021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기 7

상감청자


청자의 역사는 중국에서 먼저 시작되었지만

상감 청자는 중국에 없는 고려의 독자적 기법의

청자이다.


처음 청자를 만들 때, 문양을 표현하던 방법은

양각, 음각, 투각이었다. 그런데 양각과 음각으로

무늬를 만들면 선명하지 않았고, 다양한 무늬를

표현할 수 없었다.


고려의 공예 기술 중에는 청동에 홈을 파고 은실을

메꾸어 넣어 무늬를 나타내는 은입사 기법이 있었다.

또 나무에 홈을 파고 전복 껍질을 박아 넣은 다음

옻칠을 하는 나전칠기도 아주 잘 만들었다.



청동 은입사 물가 풍경 무늬 정병 (국보 92호)



고려의 도공들은 이러한 은입사 기법을

청자에 응용하여 고려만의 독특한 상감청자를

탄생시켰다. 그리하여 동물과 식물 모양의

형태미에서 벗어나 문양의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상감청자를 만드는 방법은 흙으로 자기의 형태를

만든 다음, 홈을 파서 무늬를 새기고 백토를 개어서

바른 다음 긁어 낸다. 그리고 또 다른 무늬를 새기고

자토 (붉은 흙)를 개어 바른 다음 긁어 낸다.

그러면 파여진 홈이 백토와 자토로 메꾸어지는데

이것을 가마에 구워내면 푸른 청자의 바탕색 위에

흰색과 검은색으로 무늬가 나타난다.

(자토는 가마에 구워내면 검은색으로 변한다.)



청자 상감 매화 대나무 학무늬 매병 (보물 903호)



상감청자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매병은

주둥이가 작고 어깨 부분이 우람하며 아래부분이

날씬한 모양의 병을 말한다. 매병의 용도는 주둥이가

좁은 것으로 보아 꽃병이기 보다는 술을 담는

용도로 썼다고 추정한다.



청자 상감 진사체 모란, 구름, 학 무늬 (실내벽 장식용 타일로 추정)



청자 상감 모란 구름 학 무늬 베개



사면이 학과 꽃, 나비로 상감이 되어 있고

양면에는 구멍이 뚫려 있는 낮잠용 베개이다.

무늬도 아름답지만 곡선의 우아함 또한 빼어나다.


무더운 여름, 이 상감청자를 베고 낮잠에 든

귀족은 시원하게 하늘을 날으는 꿈이라도 꾸었을까.

그 호사스러운 생활은 거치른 도공의 삶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음을 그는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을까?




청자 상감 모란문 항아리



이 항아리는 양쪽 면에 커다란 모란 꽃 한송이와

잎사귀를 상감해 놓았다. 매병에 비해 안정적인

형태인 항아리의 모양이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과

무척 잘 어울린다. 상감이 없는 양쪽에는 사자모양의

손잡이를 빚어 붙여 품격을 더했다. 높이 20.1cm,

입지름 20.7cm로 아담한 크기의 이 항아리에는 무엇을

담았을까. 물을 담았든, 술을 담았든 이런 항아리에

담긴 것이면 그 무엇에도 청정함이 더해졌을 것 같다.



청자 상감 모란 무늬 매병 (보물 346호)



흑백의 상감을 해 오던 도공들은 변화를 시도 했다.

이 매병은 어깨 부분에 네 갈래로 곡선의 경계를

상감하고 그 안에 국화넝쿨을 상감하였다.

몸체에는 모란꽃 세송이가 꿈틀거리듯 역동적으로

상감이 되어있는데 꽃잎을 붉은 색으로 채색하였다.

13세기에 이르러 도공들은 구리가 포함된 안료

(산화동)를 사용하여 모란꽃을 붉은 색으로

채색하게 된 것이다.


상감청자가 나온 시기는 12세기 문벌 귀족 문화가

전성기에 이른 때이다. 13세기 무신 정권기는

상감청자의 절정기였는데 이후, 쇠퇴하였다.

그것은 고려에 불어 닥친 전란과 관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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