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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시온 May 08. 2021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기 9

백자와 청화백자


백토를 청자에 발라서 만든 분청사기와는 달리

백자는 태토 (도자기의 밑감이 되는 흙) 자체에

철분이 완벽하게 제거된 고령토로 제작하며,

유약도 청자의 그것과는 다르다.


백자는 조선초 전국의 가마에서 분청사기를

세금으로 거두던 시기부터 생산되었다.

이 시기에 중국 명나라에서는 백자에 코발트

안료로 그림을 그린 청화백자를 완성하였다.


주로 분청사기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새하얀 백자를 보았을 때,

새하얀 백자위에 푸른색의 그림이 그려진

청화백자를 보았을 때, 얼마나 경이로웠을까.


세종실록에는 명나라 사신이 조선에 올 때,

백자 반상기를 한 세트 가져 왔다는 기록이 있다.

곧 조선왕실에서는 백자를 사용하기로 하고

백자를 생산하는 관요를 지정하였다.


경복궁의 부엌일을 관장하던 부서가 사옹원인데

세조 때, 사옹원의 분원을 경기도 광주에 세우고

국가의 관리하에 백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광주를 관요로 정한 것은 최상품의

자기를 생산하는 4 곳의 가마 중에서 수도와

가장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백자 철화 끈무늬 병 16세기


이 병은 가장 유명한 백자 중의 하나이다.

옛 사람들은 병 목에 끈을 묶어서 걸어 놓았는데

도공은 끈이 늘어진 모습을 병에 그리면서

한 바퀴 원을 그려 천하의 명품을 탄생시켰다.

그는 분명 뛰어난 예술품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있었다기 보다는, 무심하게 붓질을 하다가

한바퀴 돌렸을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여유롭고, 유머감각이 느껴지는 백자가 되었다.




백자 항아리


자세히 보면 푸른 빛이 살짝 돌아 눈이 시리게 하얀

백자이다. 입구 부분이 둥글게 말려있고 어깨부분이

우람하다. 이러한 모습은 15-16세기 백자항아리의

특징이라 한다. 경기도 광주의 관요에서 생산된

최고품질의 백자이다.




백자 청화 매화, 새, 대나무무늬 항아리 15세기 후반 - 16세기


조선 전기 청화백자를 대표하는 항아리이다.

명나라의 영향을 받은 시기이지만

조선만의 특징을 가진 청화백자로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백자 달 항아리



조선의 백자하면 누구에게나 떠오르는 것은

달 항아리일 것이다. 17세기 후반-18세기

중엽까지 유행하였다. 높이 41cm의 달항아리는

순백의 둥글고, 커다란 형태미가 마음을 넉넉하게

하여, 우리나라의 여러 현대 예술가에게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렇게 큰 자기는 물레에서

돌리는 중에 무너져 내리기 때문에 대접모양으로

두 개를 만들어 붙힌 것이다. 따라서 가운데 접합한

흔적이 있고 전체적으로 완벽한 곡선이 아니라

왼쪽부분이 약간 이지러져 있다. 완벽한 형태가

아닌 약간 삐뚤고, 약간 이지러진 모습이 여유로워서

오히려 정겹다.




백자 철화 포도, 원숭이 무늬 항아리 18세기


포도와 포도넝쿨을 잡고 노니는 원숭이를

그린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철화백자이다.

철화 안료를 사용한 것은 왜란과 호란의

영향이다. 청화안료는 페르시아산인데,

조선은 중국을 통해 수입을 했다. 그런데

오랜 전란으로 청화안료의 수입이 어려웠으며,

태토의 질도 떨어져 백자의 색깔도 누래졌다.

따라서 17세기 - 18세기 초에는 청화백자의

생산이 중단되었고, 대신 철화백자를 생산하였다.

누르스름한 백자에 검붉은 철화 무늬는 깊고 무거운

느낌을 주어 청화 안료보다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백자 청화 구름 , 용무늬 항아리 18세기 후반


17세기 후반, 청나라와의 무역이 안정되고

관요가 재정비되었다. 이때부터 백자의 태토와

빛깔이 다시 깨끗해지기 시작했고 18세기 후반에는

청화백자의 생산이 많이 늘어났다.

이 청화백자는 높이가 50cm가 넘는 크고 우람한

항아리로 왕실행사 때 꽃을 꽂는 용도로 사용했다.

몸체에는 역동적인 모습을 한 오조룡이 그려져 있는데

산릉도감의궤 (17세기말에서 18세기 전반에 간행)의

청룡과 유사해 도화서 화원이 격식에 따라 

용을 그렸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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