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용 (고고학자, 미술사학자)의 시
조선 백자의 미는
이론을 초월한 白衣의 美
이것은 그저 느껴야 하며
느껴서 모르면 아예 말을 마시오.
원은 둥글지 않고, 면은 고르지 않으나
물레를 돌리다보니 그리 되었고
바닥이 좀 뒤뚱거리나 뭘 좀 괴어 놓으면
넘어지지야 않을 게 아니오.
조선 백자에는 허식이 없고
산수와 같은 자연이 있기에
보고 있으면 白雲이 날고
듣고 있으면 종달새 우오.
이것은 그저 느껴야 하는
白衣의 民의 생활 속에서
저도 모르게 우러나오는
古今未有의 한국의 미
여기에 무엇 새삼스러이
이론을 캐고 미를 따지오.
이것은 그저 느껴야 하며
느끼지 않는다면 아예 말을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