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시온 Jul 23. 2020

나 다니엘 블레이크

영화리뷰

이 영화 리뷰를 쓰려고 하니 벌써부터

코 끝이 찡해집니다. 보면서 참 많이 울었던

영화입니다.


21세기 현대 사회에선 세계 어디를 가나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비슷합니다.

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자동차를 타고,

동일한 레시피로 만든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소비행태도 온라인 결재를 하고

택배로 물건을 받으며, 대부분의 서비스와

행정절차가 인터넷으로 이루어지지요.


그러나 인터넷으로 이루어지는 편리하고

신속한 과정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유리 감옥에 갇힌 듯 답답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는

죽은 아내의 병간호를 하느라 제대로 벌어놓은

돈도 없고, 이젠 심장 질환 때문에 의사로 부터

휴직하라는 소견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질병 수당을 받기 위해 관청에 전화를

하지만 자동 응답 장치가 대답할 뿐이었어요.

답답하여 직접 찾아가 담당자를 만났지만,

질병 수당을 받기 위한 질문들은

자신의 심장 질환과는 상관이 없는 질문들이어서

적당한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질병 수당 대상자에서 탈락하고

항고를 준비하는 동안 구직 수당을 신청합니다.

그러나 그는 인터넷으로는 그 어떤 일도 해결할 수

없는 세대였어요. 또한 구직 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구직활동을 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했습니다.


심장 질환으로 일을 할 수 없으나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명을 해야하는 모순적 상황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일도 하지 않고 구직 수당을

타먹으려한다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했지요.


케이티는 아이 둘을 데리고 사는 싱글맘 입니다.

런던의 노숙자 쉼터에서 2년간 살다가 뉴캐슬로

이사왔는데, 조금 늦게 왔다는 이유로

지원금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 처지였습니다.

난처한 입장에 처한 케이티를 다니엘 블레이크는

집에까지 찾아가 여러가지 도움을 줍니다.




불우한 환경 탓에 나이보다 성숙한 케이티의 딸 데이지,

5분을 가만있지 못하는 아들 딜런,

그리고 젊은 싱글맘 케이티를 만나면서 블레이크는

완전한 가정이 되지 못한 그들의 결핍을 채워주고

위로해줍니다. 배고픔을 참지못해 식료품지원소에서

통조림을 따서 먹다 들킨 케이티에게 이것은

"네 잘못이 아니다" 라며위로합니다.



이들의 상황을 보면서 국가가 마련한 사회보장제도의

허점을 보았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너무도 빠르고,

기술 문명을 누리는 데는 일정한 비용이 듭니다.


즉 가난하여 배울 기회가 없고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국가가 그들을 위해 마련한

사회보장제도에서조차 소외당한다는 것입니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난을 증명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자존감은 짓밟힙니다.


많은 기계적인 질문과 문서와 절차들은

소통을 거부하고 그 대상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사회보장제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다니엘은 말합니다.



"나는 개가 아니라 다니엘 블레이크"라고 .



가난했지만 이웃을 따뜻하게 보듬을 줄 알았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지키며 살았던 다니엘을 통해,

시스템에 갇힌 현대인이 그래도 희망이 있는 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따뜻한 연대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영국의 역사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