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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시온 Jul 28. 2020

공간이 만든 공간

책 리뷰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가지고 건축에 대해

쉽고 재밌게 얘기해 주는 유현준 교수님의 신간입니다.

유현준 교수님은 알쓸신잡에서 처음 뵈었는데

건축에 대해 눈을 뜨게하고 지적 쾌감을 느끼게

해 주었던 분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 아 맞다 맞다" 하면서

무릎을 치면서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얻게 된 지식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저자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기후변화에서

시작하여 문명의 발생에서 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건축을 비교하면서 설명합니다.

강수량에 따른 차이는 의식구조를 결정합니다.


강수량이 많은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는

벼농사를 짓습니다. 벼농사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동으로 힘을 합쳐야 하지요.

자연히 공동체 의식, 집단의식이 자리잡게 됩니다.


출처 Pixabay


서양은 강수량이 적어서 밀농사를하는데

땅위를 혼자 걸어다니면서 씨를 뿌립니다.

집단으로 모여서 일하는 경우가 적으니

개인주의적인 성격이 만들어집니다.


출처 Pixabay


강수량은 건축공간도 규정합니다.

인류최초의 문명은 지금의 이라크에 해당하는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문명입니다.


수메르 지역은 비가 적게 내리는 곳이라

지붕은 중요한 건축요소가 아니었고

진흙으로 벽을 세워서 영역을 구분하였습니다.

즉 가장 중요한 요소는 벽입니다.


이것이 유럽으로 전파되어 벽돌이나 흙을

이용한 벽 중심의 건축으로 계승되었습니다.

그런데 창문을 크게 만들면 집이 무너지기

때문에 창문은 작게 만들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성 출처 Pixabay


유리가 보급되기 전에는 나무로 만든 문으로

가려야했지요. 따라서 서양의 건축공간은

내부와 외부가 벽으로 확연히 나뉘는

공간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극동아시아에는 장마철에 집중 호우가

내리니까 땅이 물러지게 되어서 벽돌같은

무거운 재료로 만든 벽은 무너지기 쉬우니까

가벼운 목재를 사용해야했습니다.

목재가 물에 젖으면 썩어서 무너질 위험이

있으니 땅과 만나는 부분에만 돌을 사용하여

주춧돌을 놓고 나무기둥을 세웠습니다.

또 비가 많이 오니까 방수를 하는

지붕이 중요한 건축요소가 되지요.


그래서 배수를 위해서 지붕의 기울기를

급하게 만들어 전체 건축에서 지붕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지게 됩니다.


경회루 출처 Pixabay


따라서 기둥 구조의 건축이 되어

기둥과 기둥사이는 뻥뚫린 개방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안에서 밖을 보는

일이 일상이었고 집의 내부와 바깥 경치의

관계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주변 경관과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건축물의 배치를 결정하지요.

따라서 풍수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서양건축의 수학적이고 기하학적인 요소는

고대 이집트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집트의 수학, 기하학은 그리스로 계승되어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가치관이 건축에 반영되었지요.

그래서 서양의 건축과 정원은 완벽한 비율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서양의 정원은 왜 저렇게 인위적일까라는

의문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거기에 대한 답을

구했습니다.



출처 Pixabay


반면 동양 건축에서는 관계를 중요시하는

상대적인 가치관이 반영됩니다.

인도인이 '0'의 개념을 만들어 내었고

노자는 비움의 철학, 석가모니는 해탈, 열반을

가르쳤습니다. 이러한 사상의 영향으로

동양문화의 가치체계는 관계와 비움으로

특징 지을수 있으며 건축에 반영됩니다.


저자는 이러한 차이를 서양의 체스, 동양의 바둑을

예로들어 설명하고 개미의 집과 벌집의 비교를 통해

설득력있고 재밌게 설명합니다.


20세기에 들어서 동서양의 건축은 서로 융합 조화를

시도하는데 저자는 이것을 문화적 이종교배라고

표현합니다. 건축의 이종교배를 시도한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이 변화해 가는

과정과 20세기 후반부에 활동한 루이스 칸,

안도 다다오의 건축도 소개합니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컴퓨터의 상상럭을 빌리려는

노력이 진행 중인데 이런 시도를 파라메트릭

(Paramatric) 건축이라고 부른답니다.

파라메트릭에 대한 설명을 인용하면,



이것은 숫자를 입력해서 만든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숫자를 입력해서 만든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파라메트릭 디자인 프로세스 중에서

컴퓨터에 의해서 연산되는 과정에는

알고리즘이라고 하는 수학적인 개념이 접목되는데,

이 알고리즘을

기계공학자들이 만든 알고리즘을 사용하느냐,

유전공학자가 개발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page 349



따라서 패션과 건축이 닮은 꼴이 나오게 된다고 합니다.


일상 속에서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것들을

일깨워준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또한 자연이 인간의 의식과 문화를 결정한다면

21세기 자연 환경의 변화는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를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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