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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시온 Aug 21. 2020

유러피언 - 책리뷰3

동상을 세우는 이유


동상 세우기는 승리를 굳히기 위함이다.



동상이나 기념비를 세운 목적은

그것을 볼 때 마다 해당 인물의

업적을 되새기고 그들이 남긴 유산에

대해 감사하라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동상이나 기념비의 주인공에게 영혼이 있다면

자신의 동의도 없이 그렇게 기념되는 것을 좋아할까?


어떤 동상은 후대에 역사적 평가가 다시 내려져서

파괴되거나 수난을 당하기도 하지요.


또 생전에 자신의 동상을 세우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후손에게 위대한 존재로 각인 시키고 싶어서겠죠.


그들은 왜 그렇게 기념물에 집착하는 걸까요?

그 많은 동상과 기념비들은

과연 언제부터, 왜 세우게 되었을까요?

책 유러피언을 읽고 궁금증이 해소되었습니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는 왕정과 교회가 지배해 오던

구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계몽사상의 도전을 받은 구질서는

마침내 1789년 프랑스 대혁명으로 무너집니다.


그러나 보수주의와 공화주의는

19세기 전반까지 계속 갈등 상태에 있게 됩니다.


그러다가 공화주의가 승리를 굳히면서

 문화계 인사들을 기념하는 조각품들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19세기 전반기까지만해도

왕이나 장군의 기념비나 동상은 많이 있었지만

예술계 인사를 기념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그런데 1860년대 이후 

국가는 나라의 문화적 영웅을 기념하는 사업에 

좀 더 큰 비중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1889년 프랑스 대혁명 백 주년 되는 해에는 

팡테옹에 설치할 문화계 인사들의 조각품을 제작하는

대대적인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국립묘지 팡테옹에

 계몽사상가인  볼테르와 루소, 

그리고 국민 문학가 빅토르 위고를 안치했지요.


공화주의의 승리가 안겨준 결과였고, 

승리를 확고히 하는 것이였죠.


팡테옹 파리 출처 픽사베이


그리고 유럽 전역에서 예술가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공식행사가 열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거리, 광장, 도서관, 홀과 극장 등에

유명 문화계 인사들의 이름이 붙혀졌습니다.


셰익스피어극장  출처 픽사베이


또 예술가의 생가를 박물관으로 만드는

저택 박물관이 관광 사업의 일환이 되었고

기념품까지 판매하게 됩니다.

예술이 마케팅이 된거죠.


셰익스피어 생가박물관  출처 픽사베이


예술가의 천재성을 설명하기 위해

전기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전기는 문학의 한 장르가 되었지요.



왜 이 시기에 그러한 일들이 생겨 났을 까요.


이 시기는 민족주의 운동이 강렬하게 일어나던 때라

여러 나라들이 새롭게 생겨났습니다.


이탈리아, 루마니아, 독일, 헝가리 ,체코,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폴란드, 우크라이나, 아일랜드 등은

제국으로 부터 해방되려는 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국가는 

민족이라는 개념을 강조 하고 단결 시키기 위해 

이러한 예술가들을 활용했습니다.


문인들의 천재성은 그들이 속한 나라의 국민적

특성를 표현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은 괴테를 독일의 천재라고 선전하고

이탈리아는 단테를 이탈리아의 시인이라고 홍보했습니다.

베르디의 음악은 국가적 단결의 표현으로

홍보가 되어 그는 이탈리아 국민 신화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동상을 세우려는 것도, 부수려는 것도

모두 그 행위자의 의도일 뿐

당사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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