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나와 매니큐어

by 곽성숙

노치원에서 할머니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준 날.
할머니와 손녀딸이 마주 앉았다.


귀가하신 할머니의 손톱에 칠해진 매니큐어를

발견한 손녀딸이 말한다.

할머니 매니큐어 바르셨네.
응 나 맨날 바르고 다녀.

능청스레 말씀하셨지만
할머니는 사실 손톱의 매니큐어가

언제 칠해진 건지 기억이 안 난다.

바쁜 나날을 보내다 휴가를 얻은 손녀딸은

일탈의 기쁨을 헤나에 담았다.


손녀딸은 자신의 손을 할머니 앞에 내밀며
할머니 나 헤나 했어요 한다.


손가락 위에 그려진 문양을 바라보던 할머니는

그저 검정이 묻어있는 것 같은 손등이

뭐가 이쁘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에그 그게 뭐야.
난 싫어.
하나도 이쁘게 안 보이네.

손녀딸이 다시 설득하듯 말한다.
할머니 이거 요즘 유행하는 거예요.
얼마나 많이 하는데요.

할머니는 주저 없이 신세대 손녀딸의 말에

긍정 반응을 보이신다.

그게 유행이라고?
유행이면 해야지.
다 해봐야 해.

이런 말씀을 하시는 멋장이 신식 할머니가

86세 치매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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