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글을 연재하다 강사라고 하니 뭔가 싶으시겠지만 저는 14년차 강사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처음부터 강사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원을 가르치는 일은 계속 있었습니다. 전기 기술자로 현장 소장들에게 바뀌는 법규를 가르치거나, CAD를 배우고 싶다는 직원에게 별도의 시간을 내어 가르치고, 신입사원에게 견적과 산출을 가르쳤습니다. 물론 따로 돈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교육을 위해 자료를 찾고 준비하고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었습니다.
신입사원 중엔 저처럼 되고 싶다며 롤모델이라고 했습니다. 기술도 익히고 있고 자격증도 있고 다른 사람 교육도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땐 칼퇴근이란 말도 없던 시대였는데 일이 지겹고 힘들지만은 않았어요.
그럼 어떻게 강사가 되었냐고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니 풀타임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버거웠어요. 저는 아이의 양육을 위해 시댁에서 살고 있었고 구리에서 강남까지 출퇴근을 남편과 같이 하다보니 구리에서 7시 전에 출발해야 막히지 않았어요. 아침 일찍 출근하니 자고 있는 아이 얼굴을 보고 나오고 저녁에 퇴근해서 겨우 책 읽어주는 게 다 였어요. 주말은 주말대로 시댁 형제들과 조카들이 모였죠. 저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는 건 괜찮지만 아이에게 시간을 내주지 못하니 미안했어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중심을 잡아야 했어요. 그때가 한참 전국에 독서열풍이 불고 있었어요. MBC의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으로 전국에 기적의 도서관을 짓고 소개하며 책을 읽으라고 장려하고, 조선일보에서는 '거실을 서재로'라는 슬로건을 걸고 캠패인을 벌이고 있었죠.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초등까지 매일 한 권씩 읽으면 1만권이라고, 3일에 한 권씩 읽으면 3,000권이라며 다독을 권장했어요.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책을 좋아하지만 맘껏 읽지 못했던 저의 어린 시절의 결핍이 더해져서 독서교육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러다 우연히 '도서관옆신호등'이란 곳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재인 도서관을 활용한 독서 교육이라 맘에 들었어요. 일이 되려면 여러 경우의 수가 만나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그 곳이 당시 제가 근무하던 현장에서 길만 건너면 되는 곳이었어요. 시간을 쪼개서 전문 북시터 과정 교육을 받았어요. 교육을 받고 나니 책에 대해 잘 알게되고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과정을 마치고 나니 욕심이 생겼어요. 처음엔 그냥 책에 대해 알고 싶고 내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혀야 할지 알고 싶어서 받은 교육이었지만 '이렇게 좋은 걸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육을 마치고 나니 우연처럼 같은 기관에서 이화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전문 북시터 강사 과정으로 국제도서관교육연구소 3기를 모집 중이었어요. 자격요건이 4년제 정규대학 졸업자였어요. 그 당시 전 전문대학 졸업자였거든요. 자격이 안되는 거였죠. 제가 어떻게 했을까요? ㅎㅎ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