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거리에서』 통해본
중학생의 마음

by N잡러


#침묵의거리에서 책 속에선 중학생 아이들의 속마음과 행동들을 잘 볼 수 있다.

150p. 이렇게 중학생과 마주하자 소년 사건이 얼마나 힘들고 복잡한지 실감했다. 아이들은 어휘력도 부족한 데다, 자신의 감정을 전하는 방법도 알지 못한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중요한 이야기는 생략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진술은 무조건 의심하고 봐라.”라는 후루타의 말뜻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아이들은 거짓말도 하지만, 그보다는 전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을 흐지부지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사건을 담당한 형사가 하는 말이다. 그렇다. 남학생들 어휘력도 부족하고 이 이야기가 어떻게 작용할지 해서 안 되는 말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친구 아들 중에도 물어보면 다 이야기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답답할 정도로 말을 안 하는 아이도 있었다.

181p. “어, 맞아. 애가 둔해. 두드려도 아무 소리가 안 난다고 할까. 그래도 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거 아냐?”

182p. 두 번째는 모두 더 힘을 모으고 있었다. 다들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평소에는 얌전한 아이들까지 흥분한 표정으로 응징에 참가했다. 겐타는 어제 폭력을 휘두르던 선배들을 떠올렸다. 처음 경험하는 폭력에 다들 이성을 잃어 가는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말리지는 않았다. 겐타 역시 어제 선배들에게 맞았다. 나구라에게 똑같이 되갚아 줄 권리가 있다.

아이들이 나쁜 마음을 먹고 하는 행동도 있지만 그냥 그 때의 분위기에 쓸려 생각 없이 하는 행동도 많다. 오히려 주변에서 보는 시선때문에 과하게 행동할 수 있는 시기이다. 말 그대로 폼생폼사. 너무 튀어도 싫지만 눈치 없는 아이도 싫어한다. 책 속의 주인공도 그랬다. 보통 아이들 같으면 싫은 내색을 할만한 일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다. 초등학교 5학년 집단상담 코리더로 참여했을 때 그 반의 한 아이가 괴롭혀도 웃고 싫은 내색도 하지 않는 아이가 있었다. 담임교사도 이해가 안 된다고 했었다. 어쩌면 그 아이는 괴로운 상황을 회피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튼 아이들은 그런 아이도 맘에 들어하지 않는다.

302p. 중학생이 되자 같은 학생들 사이에도 어렴풋이 계층이 나눠지기 시작했다. 인기가 많은 아이, 없는 아이, 인정받는 아이, 무시당하는 아이, 모두 자신의 위치에 무관심할 수 없어졌다. 어떤 그룹에 속하느냐에 따라서도 학교생활이 180도 달라졌다.

무리에 끼느냐 끼지 못하느냐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 인싸, 핵인싸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오히려 이 시기의 아이들의 정체성은 '남과 다름'이 아니라 '남과 같음'인 것 같다.

252p. “왕따는 결국 게임이잖아요. 다음에는 너다. 도령도 1학년들 데리고 기절 놀이를 했다니까 결국에는 돌고 도는 거라고요.“

“나구라가 기절 놀이를 했다고?”

“처음에는 내가 후지타한테 했어요. 그랬더니 후지타가 가네코에게 하고, 가네코가 도령한테 하고. 도령은 테니스부 후배를 데리고 한 거죠. 다들 자기보다 약한 놈을 찾아서 분을 푸는 거예요.”

이 부분이 가장 책에서 다른 책과 다른 점이었다. 부잣집 '도령'인 피해자 아이가 알고보니 가해자이기도 했던 것이다. 자신보다 약한 혹은 어린 1학년을 대상으로 똑같은 행동을 했다. 작가는 이 시기의 아이들은 가해자, 피해자로 나누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286p. "도요카와 형사님한테 듣자하니 네가 그렇게 남자답다면서? 하지만 너는 남자다움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어. 변명하지 않는 게 남자다운 거라고 생각하나 본데, 그건 제멋대로인 영웅주의일 뿐이야.“ 하시모토는 그렇게 말하며 깨달았다. 중학생들은 일의 심각성을 모른다. 때문에 단순한 영웅주의에 도취되어 주변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288p. 중학생은 새떼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모두가 날아가는 방향으로 자연스레 몸이 반응해 생각 없이 따라가는.

중학생의 행동을 잘 표현한 대목이다.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행동부터 하는. 뇌과학이나 호르몬의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는 중학생의 특징이다. 그래서 터무니 없는 행동도 서슴없이 저지른다. 아들 친구는 무면허로 엄마차를 몰고 한강을 가서 결국 강에 차를 빠뜨렸다. 어떤 아이는 분명 주차장에서 몰래 운전을 하다 엄마가 세워놓은 자리가 아닌 곳에 있는 것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내가 하면 걸리지 않을 거야. 사고 나지 않아.' 이런 맘이 드는 시기 중딩. 우리도 지나온 그 시기. 단지 세월이 다르다보니 나타나는 양상도 다를 뿐이다. 우리가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우리도 다르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