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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독서통장을 만들다

제2회 가족 독서모임, 언어의 온도

지난해 9월 시작한 가족 독서모임, 서랍 속에 저장해 둔 글을 하나씩 꺼내 보려고 한다.


제2회 가족 독서모임, 언어의 온도

2019. 10. 27 (금), 카페 베네

 

9월 첫 번째 독서모임  갈매기의 꿈에 이어 두 번째 책은 딸아이가 선정한  언어의 온도이다. 필요한 것과 좋아하는 것 위주로 읽다 보니 소설이나 에세이보다는 자기 계발서 위주로 읽었고, 독서 편식이 심하다 싶을 즈음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쉬고 싶을 때  휴식하듯 가볍게 읽으면 좋을 책이다 싶어 남편에게 부탁해 구입하고 우선순위에 밀려 책꽂이에 꽂혀 있었는데 딸아이가 10월의 책으로 선정하며 우리 집에서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가족 단톡 공지

"공지 올렸으니 확인하세요."

선정한 책을 가족 톡 공지에 올려놓고 이번엔 방방을 다니며 얘길 한다.

책 읽기 좋은 커피랑 도서관

10월 도서  언어의 온도는 아들과 함께 간 커피랑 도서관에서, 과외하는 동안 서재 방을 나와 거실 탁자에서, 화장실에서, 일찍 도착해 수강생을 기다리는 강의실에서 짬짬이 맛있게 읽었다.


우리 동네 카페, 2층 스터디룸이 비었는지 확인하고 음료를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인증샷을 담는다.  그리고 딸아이가 선정했으니 딸아이가 진행한다. 쑥스럽고 어색함에 말은 짧지만 씩씩하게 잘하고 있다. 경청이 함께다


                                               

                    "가족 독서통장 만들기"

가족 독서통장 (BHFC)

가족 독서모임을 할 때마다 1인당 만 원씩 기부해 독서통장을 만들기로 했고, 2번의 진행으로 8만 원이 모였다. 통장 개설은 간편함에 있어 독보적이라고 열이면 열 모두가 극찬하는 카카오 뱅크, 회비를 모을 수 있는 계모임 통장이란 게 있어 뚝딱, 쉽게 만들었다. 이름하여  가족 독서통장(BHFC)이다.


아들의 성찰

이번 달 모임을 진행하며 가장 반가웠던 건 아들의 말이다.

'얼마 전부터 규칙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며 운동을 계속하고 게임도 줄였는데 뭔가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게임보다 책을 즐기는 아들의 손을 잡고 중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에 게임도 할 줄 알아야 한다며 PC방엘 데리고 갔다. 그 이후로 천국을 만난 듯 중학교 3년 내내 게임을 즐겨도 너무 즐겼다. 거기다 아버지는 게임에 적합한 컴퓨터까지, 사실 컴퓨터를 사주며 조건을 걸었다. 적당히 하고 공부도 하라는 취지였지만 그게 어디 생각만큼 쉬운 일인가!!  더군다나 적당히라는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라 개인차가 크다. 게다가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 늘 일정 수준 이상 성적이 나왔고 욕심이 없는 아들은 거기에 만족하는듯했다. 그동안 공부 스트레스 일도 없이 잘 지냈다.


이제는 서서히 공부 욕심도 내줬으면 했기에 동기부여를 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그러다가 책상에 있던 컴퓨터를 의논 하에 거실로 옮기면서 게임하는 시간이 줄고 작은 루틴을 만들어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조금씩 바꿔가고 있는 모습이 참 좋았는데 이렇게 쓰고 또 말해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2회 가족 독서모임, 언어의 온도

남편의 인상 깊었던 내용 '언총'이다.

말의 무덤 '언총' 뛰는 말이 아니라 입에서 나온 말을 파묻는 고분이다. 언총은 한마디로 침묵의  심장이다. 마을에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언총에 모여 이웃을 함부로 비난하는 말을 한데 모아 구덩이에 파묻었고 그러면 신기하게도 다툼과 언쟁이 수그러들었다고 한다. 어떤 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더 나아가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하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그리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옮겨본다.

화향 백리(花香白里) 인향 만리(人香萬里) 란 향기로운 꽃내음은 바람에 실려 백리를 가고, 사람향기는 그리움과 같아서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


에세이를 읽는 내내 한겨울 온돌방의 따뜻한 아랫목처럼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특별할 것 없지만 나도 일상을 담아보자는 생각에 1일 1 에세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기존의 루틴 업무가 있다 보니 무리였다. 당분간은 짬짬이 담아내는 글쓰기로 대신해야겠다. 한 번에 바뀌는 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독서 일지를 적으며 한 달을 돌아보는 이 시간이 좋다. 한 달 동안 뭘 하며 어떻게 지냈는가? 돌아보니 10월 한 달 많은 일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틈틈이 읽으며 온전한 힐링이 좋았던 반면 공부를 게을리한 탓에 중간고사에서 두 과목의 성적이 예상 밖이다, 깊은 반성과 함께 기말고사의 의지를 다져본다. 또한 루틴이 아닌 일이 있었다. SNS 친구님의 부탁으로 서구문화원 '날뫼 2019'에 '100세 시대, 엄마도 진로가 필요하다' 제목의  작은 글을 실었다.


이기주 님의 따뜻한 삶의 얘기로 10월 한 달이 참으로 행복했다. 스스로가 느끼는 언어의 온도는 몇 도쯤 되냐는 질문과 함께 한 달을 돌아보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피드백으로 성장을 기대하며 10월 가족 독서모임(BHFC)을 마무리했다.



1회 : 갈매기의 꿈

2회 : 언어의 온도

3회 선정도서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다.




덧붙이는 말...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각자 원하는 책은 각자가 구입한다. 신간을 제외한 책은 중고서점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이어  YES24 중고 서점도 생겼다.


책도 순환이 필요하다. 때문에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지 않는 책에 대해 지속적인 설득으로 많은 책을 밖으로 냈다. 아이들 초등 때만 해도 각자 판매할 책을 모아 주말에 중고서점 나들이를 자주 했다. 외벌이에 알뜰한 살림살이 중에서도 아끼지 않았던 건 책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3살 터울 남매를 위해 구입했던 책, 읽은 책도 읽지 않은 책도 있었지만 안 읽는 책은 끝까지 안 읽는다. 그래서 부담도 줄일 겸 나눔과 중고도서 판매 등으로 몇 차례에 걸쳐 전부 처분했다. 크고 작은 책장도 함께 나갔고 책장이 나간 자리는 여유라는 녀석이 차고앉았다. 안 읽는 책과 읽은 책을 비우고 나눔에 부담은 주는 대신 읽고 싶은 책에 더 집중하는 참으로 묘한 행복감이 있다. 그 행복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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