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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찾는 포포맘 Oct 31. 2021

출산 후 공짜로 생긴 쌍꺼풀


육아하며 편안히 잘 자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아이 낳고, 푹 자는 걸 포기한 지 오래되었다.

알고 보면 푹 자고 싶은 엄청난 잠꾸러기인데, 아이 낳고 강제적으로 잠이 줄어들게 되더라.


등 센서로 인해 안아줘야지만 잠을 잤다.


우리 아이는 정말 잠 안 자는 아기였다.

낮이나 밤이나 짧게 쪽잠으로 자니, 덕분에 나도 1년간은 쪽잠 신세였다.

아기들 통잠이라고 말하는 것이 우리 아이는 돌 때쯤 돼서 나 시작되었다.

쪽잠 자던 아기는 점점 자라 잠 안 자는 아이가 되었다.



우리 집은 언제나 푹 자고 싶은 엄마와 잠 안 자는 아이는 언제나 늘 대치 상태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일찍 좋게 재우려고 머리를 쓰는 엄마와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놀고 안 자려고 버틸까 머리를 쓰는 아이가 함께한다.

아이가 점점 자라니, 이제 제법 잠을 버티는 힘이 생겨서 졸려서 꾹 참고 논다.


카시트에서는 그렇게 잘잔다.


아이의 성장에 수면이 참 중요하다.

그래서 되도록 아이의 수면시간을 지켜주려고 하는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무엇보다 아이가 늦잠을 자면 다음날 피곤이 누적되어서 컨디션이 너무 안 좋다.

그래서 매일 밤마다 잠 안 자는 아이와 푹 자고 싶은 엄마의 전쟁이 시작된다.


아이를 잘 재우기 위해서라면 조명도 어둡게 하고, 분위기 조성에 힘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잠자리에 들도록 침대 위에서 조용한 정적인 활동 책 읽기를 한다.

그런데 이 책 읽기 잠자리 독서가 점점 길어진다.

그래서 또 생각을 바꾼 것이 불을 끄고 눈 감고도 들을 수 있는 동화 구연 음원이었다.

불을 끄고 눈을 감으면 아무래도 더 쉽게 잠들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잘 잘까?

아니다. 그러니깐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늘은 새벽에 2번이나 깨서 나를 괴롭게 했다.

잠 안 자는 아이 한결같이 꾸준히 안 자고 푹 자고 싶은 엄마는 한결같이 수면 부족하다.

아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배가 고프거나, 이 앓이를 하거나 성장통이 있거나 아이들이 푹 자는 날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그만큼 크느라 힘들겠지 싶지만 이 엄마는 그만큼 늙고 있다.

최근에 기사를 봤는데, 실제로 제대로 잠을 못 자는 엄마가 7년이나 늙는다고 한다.



뭐 그래도 예쁘게 잘 자는 아이 모습 보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나는 아이 덕분에 공짜로 쌍꺼풀을 얻었다.

원래 눈꺼풀이 얇아 라인만 있었는데, 아무리 살 빼도 만들어지지 않던 쌍꺼풀이 1년 넘게 잠 못 자니 저절로 생겼다.

이미 찐하게 자리 잡아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잠 안 자는 아이 덕분에 돈 벌었다고 생각하며 이렇게 위로해본다.






사람에게 수면이 참 중요한데, 그 수면도 포기하는 게 엄마의 힘이다.

오늘은 푹 자고 싶은 엄마들 모두 푹 잘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이 도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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