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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찾는 포포맘 Nov 04. 2021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은행 가서 통장을 만들던, 카드를 발급받던 꼭 나에게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예전에 회사를 다닐 땐 참 당당하게 직업란을 표시했다.

뭘 이런 걸 물어보나 싶게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한참 쭈욱 내려가 내가 어디에 표시해야 할지 고민한다.

프래랜서? 기획자? 아니 이런 이름은 좀 애매하고...

결국 고민하다 체크하는 그 이름하여 "전업주부"



대체 전업주부란 말이 무슨 뜻인가 싶어, 사전을 찾아봤다.

전업주부란 '다른 직업에 종사하지 않고 집안일만 전문으로 하는 주부'라고 설명하고 있다.

참 이 단어 설명 한번 되게 기분 나쁘다.

나만 그런가? 내가 괜한 심보에 그렇게 느끼는 건가?



전업주부는 다른 직업에 종사하지 않고 집안일만 전문으로 하는 거라는데 사전적 의미로 따져보면 나는 아닌 것 같다. 일단 나는 집안일은 전문으로 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나마 남들이 보기에도 내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 그건 주부가 맞는 것 같다.

직업이 참 뭐라고 이 직업 체크하는 곳에 괜히 소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얼마 전 유퀴즈에서 이적 엄마로 유명한 박혜란 님이 나왔다.

그분도 10년 동안 가정주부로 생활하며 회의감을 가지고 여성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이들 눈에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노는 사람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10년이라는 시간을 주부로 살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도 무언가 하고 싶어 갈망하고 이렇게 가만히 뒤처져 있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면 난 뭘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며, 가장 하고 싶은 게 뭔지 고민하게 되었다.

내가 잘하는 것 아이랑 노는 것, 가장 좋아하는 것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 그렇게 시작한 게 나의 브런치와 블로그의 글이 된 것이다.

그거 돈도 안 되는 거 뭐하러 시간 투자하냐고 남들은 이야기한다.

그럼 어때! 나는 내 만족 내 행복감을 위해 이렇게 글을 쓰는 거야.




그러면서 직업의 의미를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직업은 주부다. 집안일보다는 아이와 놀이하는 걸 전문적으로 하는 엄마이자 글을 쓰는 작가이다.

박혜란 님도 각자 처한 환경, 취향, 성격, 이런 모든 거를 고려해서 자기만의 기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워킹맘으로 일하랴, 아이 보랴, 회사 눈치 보느라 여러모로 힘들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아이 보며 늘 해도 티도 안 나는 집안일에 누구 하나 내 마음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힘들 수도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은 다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나의 행복을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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