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심심하다면 아들을 키우라는 우수게 소리가 있다. 그런데 딸, 아들 다 키우다 보니 정말 더욱 심심할 틈이 없다. 예전에 방송에 나오는 코미디가 재미있었다면, 지금은 내 인생이 시트콤이고 매일매일이 버라이어티 한 예능의 현장이다.
어느 집이나 아이를 키우는 집은 조용한 틈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딸, 아들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은 정말이지 시끌벅적 우당탕탕 와다다다의 모습이 매일 실현된다. 덕분에 내 목소리는 점점 더 걸걸해지고,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엄마로 변하고 있다.
두 아이 워낙 성향차이도 다르지만 성별에서 오는 차이도 있다 보니 첫째와 다르게 둘째는 또 새로운 것이 있다. 남들은 딸과 아들 둘 다 가져서 행복하겠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만큼 더 힘들다는 걸 키워봐야 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 딸의 입맛은 워낙 고급 입맛에 입이 짧다. 특히 양식을 좋아해서 크림파스타나 스크램블에그 등을 좋아하는데, 둘째 아들은 또 한식 스타일의 입맛이라 밥을 안 먹으면 안 된다. 두 아이 파스타 성향도 한 명은 크림 한 명은 토마토이다 보니 하나로 통일하기 쉽지 않다.
입맛뿐만 아니라 놀이 성향도 점점 차이 난다. 둘 다 와일드하고 에너지 넘치는 편이지만 첫째는 공주, 아이돌, 요정과 같은 느낌이라면 둘째는 공룡, 자동차, 싸움놀이를 더 좋아한다. 둘이 같이 놀면서도 싸우고 싸우면서도 같이 논다. 신기하지만 매일매일이 그런 일상이다.
형제가 있으면 저절로 사회성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두 아이를 보면 작은 사회를 그 안에서 배우는 듯하다. 서로 그렇게 싸우다가도 엄마한테 혼날 때는 같은 편이 되고 또 서로 위로해 주고 감싸준다. 어쩜 그렇게 똘똘 뭉치는지 화가 나다가도 피식 웃게 될 때도 있다.
하루하루 너무 심심할 틈이 없다 보니 내 몸이 지쳐 애들 재우다가 먼저 잠드는 경우도 많다. 아이 둘 키우려면 체력부터 올려야 한다. 아이들은 갈수록 체력이 쑥쑥 올라가는데 부모의 체력은 점점 바닥을 친다. 심심할 틈 없이 체력이 쫙쫙 소진된다.
심심할 틈 없는 남매 육아 하루하루가 전쟁 같지만, 그래도 잘 때 보면 세상 뿌듯하다. 이 느낌이 아마 모든 부모들이라면 느낄 것이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아이를 보면 또 세상 힘이 솟는 희한한 마법 이게 바로 육아하는 보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