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가 나에게 남긴 것

오지라퍼의 직장생활 이야기

by KIM KIM

6년 만에 브런치에 돌아와 지난 퇴사 때 호기롭게 쓴 나의 글을 확인하고 용기 내어 발행해 보았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세 번의 입사와 두 번의 퇴사, 그리고 한 번의 휴직을 하였고 이제 휴직 1개월 차가 되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지나간다고 하더니 이게 그런 경우인가 보다. 여름휴가 다녀오고 났더니, 한 달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곧 가을 되고, 겨울 되고 복직하는 시간이 돌아오겠지 싶다.


아래는 2018년 퇴사 후 호기로운 나의 글이고, 그냥 기록 삼아 남겨본다.


어머 나 내일모레 마흔이야!?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외치던 게 불과 몇 해 전이었는데, 그때는 아직 몇 년 더 남았으니까 라는 호기로움(?)에 외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막상 반년도 채 남지 않은 2018년을 보내며, '정말 내년에는 마흔이구나. 나는 왜 하필 빠른 생일인가...'라고 애꿎은 생일을 탓해본다.


서른이 되기 전 느꼈던 알 수 없던 초조함과 마음 졸임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꼭 한번 외국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던 대학생 때부터의 염원 때문이었을까 그도 아니면 나는 성공할 거야 라는 말도 안 되는 낙관적인 성격 탓일까. 그건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모두가 말리던 내 나이 스물아홉에 나는 해외로 유학을 갔다.


사실 지금 하라고 하면 다시는 못할 것 같은 생활이다. 밤새서 페이퍼 쓰고 시험 보고 수업 듣고 돌아와서 쓰러져서 자던 그런 열정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나 보다. 친구들은 직장서 자리 잡고 결혼하는 그때에 이제 막 한국에 돌아와 취업하려 애쓰고 불안해하던, 그래서 애처롭지만 파이팅 넘쳤던 삼십대 초반이 떠오른다.


대학원 포함해서 13년, 흔히 말하는 회사생활 기간. 오래 버텼다 싶은데 막상 또 근속 20년, 30년 표창을 받으시는 분들 앞에서는 우스운 경력일 게다. 하지만 내 인생과 그분들의 인생이 같지 않은데 무조건적인 비교가 무슨 의미가 있을 건가.


지난 8월, 드디어 6년 8개월 만에 퇴사를 결행했다. 그전까지 분명 이직의 아이콘이었던 내가 과연 무엇 때문에 그 회사에서 그렇게 오래 다녔을까.. 에 대한 고민을 해본다. 물론 부질없는 고민일 수 있지만 나에 대해, 그리고 또 내 결정을 반추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퇴사하고 5일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또 누군가 퇴사를 생각하고 망설이고 다시 또 괴로워하고 있을 텐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오지랖 넓은 생각? 하지만 나는 그랬었다.. 누군가 나보다 몇 년쯤 인생 선배인 사람이 내가 하는 이 고민이 맞는 것이라고 공감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뼈저리게 느꼈었다.


아직도 회사에는 내가 아끼는 후배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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