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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관 Jun 30. 2022

누구나 가능한 욜로가 있다.

ㅣ행복하자는데 돈 따위가 가로막는다면 


2011년 캐나다 출신의 래퍼 드래이크의 노래 가사에 등장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욜로(YOLO)는 미래에 대한 희생보다는 지금 당장 행복이라는 모토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You Only Live Once” 말 그대로 인생은 한 번뿐이다.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유럽 일주를 한다거나,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기도 하고 외식에 너그러우며 화려한 인테리어로 집안을 꾸미는 등 소비는 곧 행복이라는 욜로족들이 늘어났다. 발 빠른 관련 업계는 각종 어플리케이션이나 욜로족만을 위한 다양한 상품들을 기획했으며 마케팅 영순위로 떠올랐다.     


YOLO


하지만 소비가 행복이 되는 욜로의 삶이 아무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나같이 노후라는 현실과 마주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단지 바라는 삶이 있다면 일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사는 것인데 누구나 바랄만한 이런 삶은 경제력의 뒷받침 없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산속에 묻혀 자연인으로 산다 해도 최소한 의료비 정도는 챙겨 두어야 든든하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자연에 살아도 노년은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를 나이기 때문이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욜로 비슷한 삶이라도 살아볼 것인지, 노후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할 것인지 생각이 많아졌지만 50이 넘어 욜로의 삶을 겨냥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떤 삶을 선택하든 우리의 몫이고 현실의 무게는 욜로의 삶과는 요원하다. 하지만 행복이 모토라면 안되는 경제력을 쥐어짜기보단 다른 형태로 얼마든지 욜로의 삶을 실현할 수 있다.      


고인이 된 방송인 송해 선생님은 고령에도 음주와 사우나를 즐겼다. 매일 소주 3병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할 정도로 애주가였다. 녹화가 없는 날은 어김없이 사우나를 찾았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말하는데 고양이와 마라톤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만약 경제력이 뒷받침된다 해도 소비에서 행복을 찾고 싶지는 않다. 음주와 사우나, 고양이와 마라톤 같은 욜로의 다른 세상도 충분히 행복하다. 좋아하고 의미 있는 일을 성실히 수행 해 나가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 충분히 욜로의 삶이다. 나는 고양이와 마라톤보다 음주와 사우나 쪽이 더 끌리긴 한다.




# 냉정한 평가는 좋은 글의 밑거름이 됩니다. 가감없는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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