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말자
그래서 걷지도 않았다
그래서 쓰지도 않았다
언젠가부터
매일 해왔던 두 가지
걷기와 쓰기
그 두 가지를 하루 쉬었다.
일찌감치 결정하고 나니
뭔가 대단한 것 결정한 양
뿌듯했다
내가 나에게 주어진 시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에 그냥 뿌듯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뿌듯한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암담하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아무것도 안 하는 상황과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아무것이라도 하려는 상황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두 상황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의 차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속박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
남에게 듣지 않고
나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말자
그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에
그저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