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생각은 옷이다.
나는 생각한다.
나는 생각을 한다.
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영어로는 ‘I think’
‘I have a thought’
‘나는 생각한다’라고 하지
‘나는 생각이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I am a thought’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은 주어가 아닙니다.
생각은 보어조차 아니지요.
생각은 나라는 주어와 동격이 아닙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생각은 나와 동격이 되려 하지요.
아예 동일시하려고 합니다.
생각은 나와 동격이 아닌데, 생각이 나라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나라는 자아로 형성되는 것.
그것이 문제의 시작입니다.
나는 옷을 입습니다.
나는 옷이 아니지요.
옷은 내가 걸친 것에 불과합니다.
내가 성장함에 따라 옷은 작아집니다.
오래되어 작아진 옷은 벗어야 하고,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합니다.
자기 몸에 맞춘 옷은 멋있지요.
하지만 세상이 변함에 따라 옷의 스타일도 변합니다.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은 내가 걸친 것에 불과하지요.
내가 성장함에 따라 생각은 작아집니다.
그릇이 커지게 되면 생각도 그에 따라 커져야 합니다.
세상이 변하게 되면 생각도 그에 맞추어 변해야 합니다.
내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면 생각도 변해야 하는데,
이전 생각에 고착되어 있을 때 그 생각에서는 썩는 냄새가 풍깁니다.
옷을 입어 나의 개성을 드러내듯이
생각은 나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옷이 내가 아닌 것처럼
생각도 나는 아니지요.
옷이 계절 따라 변하는 것처럼
생각도 세월의 변화 속에 변하게 됩니다.
계절이 바뀌면 옷을 바꿔 입어야 하듯이
생각도 세상의 계절이 바뀌면 그에 맞추어 변해야 합니다.
겨울과 봄을 거쳐 여름이 오고 있는데
얼어붙은 겨울 생각으로 어찌 자유로운 여름을 제대로 느끼고 살겠어요.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면
아이 때 입던 옷을 버려야 하는데
수십 년 전 들어온 생각을 어찌 버리지 않고 그리 고이 간직하려 고집하나요.
생각은 내가 아닙니다.
생각은 옷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