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목적어와 주어로서 생각
공부할 때나 계획할 때 생각을 하는 것과
저절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생각의 차이
생각이란 똑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두 가지 생각은 다른 생각
하나는 목적어 생각
또 하나는 주어 생각
목적어인 생각의 주어는 누구?
그 주어는 나이고 내가 생각을 하는 것
주어인 생각의 목적어는 누구?
그 목적어는 나이고 나를 찾아온 것
내가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안 아픈데
생각이 나를 휩싸면 머리가 무겁다
내가 생각을 하는 것은 필요한데
생각이 저절로 나는 것은 나에게 꼭 필요한가
내가 생각을 하는 것과
생각이 나를 괴롭히는 것
내가 생각을 바라보면 내가 주인이지만
생각이 나를 휩싸이게 놓아두면 생각이 주인 노릇
주객이 전도된 상태에서
나는 생각의 노예가 되어 버린다
머무는 이는 주인이고
지나치는 이는 손님
주어 생각은 나를 지나가는 존재일 뿐
나에게 잠시 머물렀다 지나가는 손님
그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주어 생각이 찾아오면
나는 그를 손님으로 맞이하고
그가 지나가게
고요히 바라볼 뿐
그는 지나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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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저를 찾아온 생각으로 머리가 무거웠습니다. 결정을 빨리 내리지 못하는 주인장을 비웃듯 손님은 떠나지 않고 머릿속을 독차지하려 합니다.
주말 아침 다음 글귀를 읽고 저의 생각 조각을 끄적여 봅니다.)
‘생각은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공부할 때나 계획할 때나 일할 때 머리를 써야 합니다. 이런 생각은 필요하고 우리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두 번째 종류의 생각은 저절로 일어나는 습관적인 생각입니다. 이 생각들을 버려야 합니다. (…) 습관적인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믿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모든 고통과 업의 원인입니다.’
<용수 스님의 코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