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돌부리를 만난 이에게
아이쿠, 넘어질 뻔했네. 출근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부실해서 그런지 걷다가 발목도 자주 삐끗하고 돌부리에 잘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크게 다치지 않고 이렇게 살아가니 다행이지요. 오늘도 돌부리에 걸렸지만, 용케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일하는 곳에 잘 도착했습니다.
돌부리는 신호이지요. 가다 보면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 그런 돌부리를 신호 정도로 받아들여야지 그걸 본격적으로 대적해야 할 상대로 여겨서는 길을 제대로 걷지 못하지요. 돌부리에 걸린 것이 화난다고 가던 길 멈추고 그걸 파내려고 낑낑거리며 한나절을 보낸다면 나머지 길을 걸을 기력이 다 빠져버리겠지요.
물론 너무도 많은 사람이 걸려 넘어지는 큰 돌부리가 길 한 가운데에 떠억 버티고 있다면 날을 잡아 여럿이 힘을 합쳐 캐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길 가다 간혹 만나는 돌부리를 모두 캐내겠다고 덤비는 것은 원래 길을 나선 이유를 잊어버린 행동일 겁니다.
돌부리에 화를 내는 것도 바보 같은 일이고, 만나는 돌부리를 모두 뽑아 버리겠다며 덤벼드는 것도 멍청한 일이지요. 돌부리는 그저 간혹 나타나는 신호일 뿐이니까요. 정신줄 놓치지 말고 잘 걸으라는 신호. 그 신호를 잘 받아들여 가던 길 정신 차리고 걸어가면 되지요.
함께 지내다 새로운 업무에 투입되는 후배가 일을 시작하자마자 몇 가지 걸림돌에 걸려 낙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그 자신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기에 곁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저 격려하고 응원하는 문자 메시지를 전하는 것밖에 없었지요.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껍질들이 힘 빠지게 할 때가 있지요.
그럴 때마다 본질을 다시 바라보고 뚜벅뚜벅 황소처럼 걸어가시길.
항상 응원합니다.’
그가 참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구나. 지금까지는 선배들이라는 울타리가 있는 곳에서 지내다 광야에 나가서 새롭게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가다가 뜻하지 않았던 걸림돌을 만났으니 힘이 들겠지요. 그래도 잘 이겨내리라 봅니다. 그를 믿기에 그 광야에 보낸 것이니까요.
살다 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 하기도 하고, 실제 걸려 넘어져 무릎이 조금 까질 수도 있지요. 그래도 가던 길바닥에 주저앉지 말고 계속 걷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할 거예요. 돌부리 걸려 조금 삐끗했다고 화내서 자기 마음에 생채기 내지 말고, 돌부리에 넘어져 무릎 좀 까졌다고 주저앉아 퍼져 있지 말고, 원래 가던 길 포기 하지 말고 그냥 걸어가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해 있겠지요.
돌부리에 걸린 것뿐이라고 후배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던 하루입니다. 걸어가다 보면 그냥 잊힐 작은 돌부리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