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세계를 가 본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나의 꿈에서는 동굴을 지나는 것이었다. 그 동굴은 혼자 들어가기도 벅찼다. 과연 동굴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정도는 됐을까!
그나저나 나는 왜 밧줄을 타고 절벽도 아닌 절벽을 타고 이곳에 와 있을까? 나는 왜 내 앞의 난관과도 같은 저 비좁은 동굴을 지나가야 할까? 오만가지 생각이 앞섰지만 그 동굴 입구에 다다르자 동굴은 넓어져 있었고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해야 할 것 같은 그곳에는 그곳을 지키는 사람까지 있었다. 어쩌면 무슨 점방 같은 그곳은 무엇을 살 수도 있었고, 그곳을 지나면 차원이 다른 세계인 것도 같았다.
꿈을 꾼 지 시간이 지나 대부분의 기억들이 소실되어 자세한 것은 기억할 수 없었으나 그 지남은 밝은 공간이었고 모든 것이 새롭고 깨끗했다.
지나온 동굴 건너편이 어둡고 물이 있고 그런 것이었다면 말이다. 밧줄을 타고 오르고 동굴을 지나 그곳을 밟아 보는 것으로 꿈은 끝났지만 차원이 다른 세계는 바로 옆에 있었다, 동굴 안 가게를 운영하는 아주머니의 한마디 한마디가 그냥 그곳도 삶의 일부분임을 알려준다. 그곳에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고 지나 온 세계로 되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은 마음은 그다지 생기지 않았다. 밝은 빛과 푸른 풀밭이 있는 그곳이 어둡고 눅눅한 곳보다는 확실히 좋아 보였다.
매번 지나치게 쫓기는 꿈을 꿨는데 그나마 이번에는 그래도 낫다. 어쩌면 그 어린 날 형제들과 함께 자던 그 방 안에서 월남전을 다녀온 상이용사가 쫓아오던 꿈이 아직도 생각나는 것을 보면 그때는 무슨 스트레스가 있어서 그런 험한 꿈을 땀을 흘리면서 꾸었을까 생각이 든다. 매번 지각하는 꿈인데 그나마 꿈에서 꿈이려니 자각을 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