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침 햇살만으로도 충분히 더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껏 추워서 혹은 비가 내려 걷지를 못하다가 오랜만에 지하철 출구를 나서 봅니다. 지금 안양천에는 산란기를 맞은 잉어 떼로 물보라가 한창이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돌다리 사이를 지나는 물들이 돌다리와 부딪혀 물보라를 일으키는 등 참으로 청량한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약간 탁한 느낌이 듭니다. 그렇지만 노래를 부르며 지나는 아주머니나 잉어 떼를 향해 연신 휴대폰 카메라를 갖다 대는 아저씨들로 볼거리가 풍성해 내 마음에 머무는 좋은 것들이 더 많습니다.
그러면서 한편 나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공간 안에서 이렇게 시간들을 채워 가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나의 불편한 마음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버이날을 얼마 앞둔 주말이어서 시골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니 그런 마음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나의 마음과 생각과 말들은 어느 포인트에서 무슨 행위나 말이 나에게 전달되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무슨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면서도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이지요. 오히려 결과물로 인할 때는 결과물을 처리하려고 행동하는 등 금 새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결과물이 아닌 단순한 기우만으로도 이렇게 기분이 다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나에게서 빠져나가는 것들도 주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요. 그렇기에 표정과 말을 온화하게 해야 하는데 참 어려운 수행과 같습니다.
어쩌면 생각과 기분은 수학공식 같기도 하고 일정한 상수를 가진 방정식과 같습니다. 입력 값이 같아도 사람마다 출력 값이 다릅니다. 사람마다 갖고 있는 상수가 달라서 이겠지요. 그 상수 값은 특별한 경우에만 다른 것으로 대체되고 그 대체 시기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 상수값이 플러스 일 때는 어쩌면 배수의 기쁨을 안겨다 주기도 합니다만 저에게 있어서 그 상수는 일정한 행위를 하여도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 못하게 하는 마이너스 상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명리학적 관점에서는 그 상수가 바뀌는 것이 해가 바뀌는 것과 때를 같이 하거나 초년운 ∙ 중년운 ∙ 말년운으로 풀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주팔자를 통계학과 연결시키기도 하지요.
나에게 지금 들어오고 있는 것들과 나로부터 나가는 것들에 대해 스스로가 평정심을 갖고 대하도록 생각과 말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차피 나를 통과만 할 뿐 진정 나에게 머무는 것들이 아닐 테니까요. 그렇지만 가끔 너무 힘이 들 때이거나 제대로 일이 이루 지지 않을 때에는 상수 없는 공식을 바라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