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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아이(2)

아이들의 게임

by 이상훈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부분의 아이들은 딱지치기, 구슬치기, 병뚜껑 던지기, 동전 던지기 등으로 방과 후 시간을 보냈다. 물론 공차기를 즐겼던 6학년 담임선생님 덕분에 6학년 때에는 늘 축구를 하면서 일과를 보낸 적이 많다. 그 외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침부터 수업에 들어가기 전까지 딱지 따먹기와 구슬 따먹기나 병뚜껑 따먹기 게임에 열중했다. 어른들이 한 게임할까와 같이 약간의 사행성 게임이다. 공놀이를 할 수 있는 계절이 아니거나 방과 후의 시간이 아니면 계절에 따라 조금씩 게임별 비중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이들 게임이 대표적인 아이들 놀이이다. 아마 그 당시에도 돈을 가지고 게임하는 것을 학교에서 엄청 감독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책상 위에서 옹기종기 모여 동전을 손안에 쥐고 흔들다가 한주먹에 동전을 쥐고 쭈욱 내밀어 홀짝을 맞추게 하는 방식이 가장 빈번했다.

운동장 가에서는 병뚜껑이나 구슬, 딱지 등을 가지고 게임을 했다. 이렇게 모은 자산은 아이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어른들의 돈 자랑과 비슷했다. 게임의 본질은 어른들과 별 차이가 없다. 자본이 많으면 게임에서도 여유롭고 마음 편하게 배팅을 하는 것도 비슷하다.

아마도 우리 동네 아저씨들이 겨울철 농한기가 되면 점방에 모여 내기용 화투를 즐겼던 것이 아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지 싶다. 아이들은 제기차기를 할 때에도 더 많이 차는 쪽이 10원이라도 가져가는 게임을 즐겼다. 물론 돈을 딴 아이와 돈을 과도하게 잃은 아이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부모님까지 소환되기도 했다.

제기차기 놀이도 멀리서 보면 아이들끼리 재미있게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게임 안으로 들어가면 서로 돈을 따먹 위해 치열한 다툼을 했다.


나 같은 경우는 특별히 돈을 건 게임에 자신이 없어 참여하지 못했다. 애만 쓰다 겨우 본전이나 찾으면 다행인 수준이 많기도 했다. 지금 와서 보면 초등학교 시절 2학년 담임선생님의 나에 대한 평가처럼 “주위가 산만함 악기를 사주면 좋겠음”이라고 표현되어 있을까. 그분이 어떻게 언제 보았던 것인지 몰라도 다른 분이 열심히 좋은 글을 달아 주셨던 것에 비하면 아주 냉담하고 정직하게 적었다고 생각한다.

동전이나 병뚜껑으로 하는 게임을 한 번 되살려 보면, 게임은 1.5미터 폭의 평행선을 1미터 남짓으로 긋고 한쪽 평행성 위쪽 중앙에는 동전크기만 한 구멍을 판다. 그리고 게임에 참여한 아이들이 순서대로 센터 위의 구멍을 향해 상호 간에 합의된 동전 갯 수나 병뚜껑 갯 수를 던져 구멍에 가깝게 혹은 구멍에 동전을 안착시킨 사람이 구멍으로 던져진 모든 동전이나 병뚜껑을 가져가는 게임이다. 게임 아니 놀음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게임은 구멍에다 던지기도 하고 평행선 한쪽을 향해 던 지 돼 던져지는 상단의 평행선 금(라인)의 위쪽과 가장 가깝거나 선에 동전이나 병뚜껑이 가장 많이 합치되었는가가 승리의 본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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