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가끔 맨발로 산에 오른다.
가끔이라고 해봐야 이제 두 차례 정도인데, 아마 플라세보 효과일지도 모르지만 몸이 가벼워지는 혹은 몸 안의 노폐물이 사라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딱히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어쨌든 좋아지는 느낌을 갖게 됐다.
종종 몸이나 정신의 변화에 대해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대화나 운동을 통해서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깨달은 것은 처음이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항상성이라는 단어가 어찌 보면 과학에서 사용되는 단어인데 요즘 들어서는 인문학에서 더 많이 쓰이는 듯싶기도 한데 나의 감정을 컨트롤하는데 이만한 단어도 없을 듯싶다.
보통 우리는 불안한 심리상태가 연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때가 많다.
아이가 심통이 나거나, 대출 납기일에 준비된 돈이 부족하거나,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부부간이나 이웃 간에 사소한 일로 다툼이 생기거나 하면 그런 심리를 갖게 되는데 이때 우리 마음은 우울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분노가 차오르기도 한다.
그러다 문제가 해결되고 어디서 인가로부터는 합격의 소식이나 퇴원 소식 혹은 금융자산의 증가 등 기쁜 소식이 들려오기라도 하면 만면에 웃음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쩌면 삶은 늘 이렇지 않을까?
각자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개별적으로는 다 다르겠지만 이렇게 슬픔과 분노 그리고 기쁨과 평온의 사이클을 반복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어차피 반복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얽매일 것이 없는데도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속의 화를 다스리고 안정을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것들이 무엇일까!
우리가 가끔 들어 본 것으로는 화가 날 때는 호흡을 길게 서너 차례 반복하라고 하던가 아니면 그 장소를 잠시 이탈해 화가 가라앉은 다음 대화를 시도해라 정도 일 것이다.
그럼 나에게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나에게는 우선은 대화를 나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이를 찾는 것이었다. 대화를 하다 보면 나의 화의 본질을 깨닫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렇지 않고 잠으로 해결한다면 선잠 등으로 인해 피로감이 더 높아졌다.
다음으로 붓글씨 쓰기나 산책, 합창도 마음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항상성을 유지하고 이로 인해 밝음을 갖는 것이 인생의 큰 깨달음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