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곡 하면 스페인이 떠오른다.
스페인은 왜 춤곡으로 유명할까? 집시들이 많아서?
스페인 적 요소라는 말까지 자리 잡을 정도다. 스페인 적 요소에는 단선율 혹은 플라멩코 선율 그리고 캐스터네츠, 기타, 발구름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슬람계통의 음악 스타일이 섞이면서 이색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서이지 싶다.
문화와 문화가 섞이면 참 다양한 것에서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음악도 음식도 그림도 말이다.
스페인은 북아프리카 이슬람계 아랍민족들이 대략 800년 가까이 지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음악에 이슬람풍의 느낌이 다채롭게 드러난다. 특히 무어인들의 영향을 받은 스페인의 춤곡은 영국이나 프랑스의 무도회 춤곡과는 느낌이 크게 다르다.
내가 제일 먼저 알게 됐던 사라 사데의 『지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sen, 1878)』은 고등학교시절 커피광고 BGM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음악 선생님이 알려주기 전까지는 그 분위기 있는 광고음악정도로만 알았다. 특히 광고 주인공도 커피와 BGM에 잘 어울려서 앙상블이 그만이었다. 주인공은 영화배우로 인기를 끌던 안성기 배우였다. 안성기씨가 가지고 등장하면 뭐든 다 고급스럽워 보였다. 당시 안성기씨는 고래사냥, 투캅스, 칠수와 만수 등 다양한 영화에 출현해 한국 영화의 대들보 역할을 하셨던 분이다. 그래서인지 믹스커피를 마시는 것을 참 우아하고 분위기 있게 표현해 내는 것도 근사했지 싶다. 그래서 BGM으로 깔린 음악도 더 쉽게 와 다았다. 제목은 몰라도 바이올린 선율이 따다 다 단~하고 시작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음~ 맥심하고 정식 곡명보다 커피브랜드를 말하곤 했다. 사 라사 데는 어릴 때부터 대부분의 유명 음악가들이 그렇듯 천재로 평가를 받아 12세 무렵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는데 사라 사데가 태어난 스페인 팜플로나는 프랑스와 그리 멀지 않은 지역이기도 하다.
한 번은 음악시간에 선생님이 전곡을 들려준 적이 있다.
그러자 음악실 어느 구석에서 앉았던 친구 녀석이 아 “00”하고 커피 브랜드를 큰 소리로 외쳐 웃음을 주었다. 당시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친구들은 그 음악을 커피브랜드곡으로 알고 있었다. 대중가요만 죽으라 따라 부르던 시절이기도 했고 말이다.
오늘 이글을 쓰게 된 동기는 음악은 단순히 “음악 자체가 아니라 음악을 들을 때 떠오른 사람과 추억이 우리를 감정적으로 만든다.”라는 말이 짤처럼 나의 시선에 들어오면서 부터이다.
그 당시 커피 향과 분위기가 사라사테의 곡과 너무나 잘 어울렸던 것 같다.
그 커피 브랜드를 외쳤던 친구가 갑자기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