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가족과 함께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다

음식을 만들다 보면 음식을 만들어 준 이의 정성을 알게 된다.

by 이상훈

동네 인근 전문점에서 미리 맛을 본 파스타


대한민국 사람 열이면 여덟 정도는 면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통계로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은 또한 긴 면발로 인해 오래오래 건강하게 장수를 하라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해 잔칫날에도 빠지지 않는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내를 제외한 나와 우리 딸도 면을 대단히 좋아한다. 그런데 밀가루 면에는 글루텐이라는 것이 있어 소화를 방해하기도 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해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썩 권장할 만한 음식은 아니다.

며칠 전 파스타를 주말에 먹기로 하고 전문점에서 먹을지 집에서 요리해 먹을지를 딸과 이야기하다가 충분한 량을 먹기 위해 집에서 만들기로 했다.
우선 식자재 마트에 가서 스파게티 면발보다 좀 굵은 페투치네와 페투치네 면발을 새집 모양으로 만들어 건조한 것 하고 구멍 뚫린 면발을 펜촉처럼 자른 페네를 구입했다. 파스타면은 대부분 노란색을 띠는데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자라는 밀의 종류인 듀럼의 배젓이 노란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듀럼은 점성도 강하고 글루텐 함유량도 높아 흰 밀 보다 빵으로 만들었을 때 상당히 딱딱하고 소화도 힘들다.

여기에 양송이도 조금 사고 파마산 치즈가루, 까르보나라 소스, 소형 크림을 함께 준비했다.
집에 있는 냉장고를 열어보니 오래된 파슬리 가루와 검은 후추, 바질 올리브유만 있다. 파스타도 종류가 다양해서 입맛에 맛게 봉골레를 넣어 담백하게 먹기도 하고 서양식 고추인 페페론치노를 넣어 매콤하게 먹기도 한다. 집에 가족이 세 명인데 입맛이 제각각이어서 딸아이는 봉골레 파스타를 아내는 봉골레에 크림을 곁들여 자작자작하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토요일 아침 모두가 느지막하게 일어나는 관계로 서둘러 페네를 가지고 양송이 크림 파스타를 만들기로 했다. 우선 페네를 끓는 물에 6분 정도 끓였는데 약간 덜 익은 듯한 느낌이다. 이런 것을 알덴테라고 하는데 파스타 속에 약간의 하얀 심이 남아 있도록 익히는 방법이다. 우리 입맛에 맞지는 않지만 이탈리아인들은 덜 익은 쌀요리인 리조토를 좋아하듯 약간 거친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얼추 익었다 싶은 페네를 스트레이너로 건져내고 올리브유를 뿌려 서로 붙지 않도록 해준다. 그다음 파스타를 끓였던 볼이 넓은 팬에 올리브기름을 두르고 양송이와 마늘 그리고 양파를 1~2분간 볶아 준 다음 파스타를 넣고 다시 한번 볶는다. 그리고 크림 약간과 까르보나라 소스를 부어 살짝 가열 한 다음 접시에 담은 후 파마산 치즈 가루와 파슬리 가루를 뿌려 식탁에 내놓았다. 맛은 성의가 기특하다는 정도인 듯....
다음날 저녁엔 봉골레 파스타와 양송이 크림 파스타를 만들었다. 면의 굵기에 따라 삶는 시간대를 달리해야 했지만 우선 볼이 넓은 팬에 소금을 살짝 뿌리고 긴 직선 모양의 페투치네와 새집 모양의 페투치네를 적당량 넣어 끓였다. 알덴테보다는 조금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이번엔 8분 정도 끓여 스트레이너로 건져낸 다음 집계로 굵기와 두께가 다른 파스타를 구분하고 올리브유를 뿌려놓았다.
그다음 사용한 팬을 다시 한번 사용하기 위해 간단히 세척한 다음 올리브류를 두르고 마늘 몇 편과 양파 다진 것 그리고 방울토마토를 두세 알 잘라 넣은 후 소금과 후추 간을 한 다음 볶았다. 그다음 백합 조개 닮은 것을 깨끗이 씻어 약간 볶아주듯 한 다음 화이트 와인 대신 지난 제사 때 쓰고 남은 백화수복을 한 컵 정도 부어 끓였다. 조개가 얼추 익어 입을 벌리면 끓는 물에서 떠오르는 불순물을 건져내고 조개 안쪽으로 소스 국물을 떠 넣어 잡내를 빨리 잡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서양식 고추인 페페론치노를 한 두 개 같이 넣어 주면 비린 맛을 잡는데 약간 도움이 된다. 페페론치노가 없으면 건고추를 조금 잘라 넣어도 괜찮다.
그다음 익혀 놓은 페투치네를 넣고 올리브유를 뿌려 살짝 데친 후 볼이 넓은 접시에 담는다. 그런 다음 파마산 치즈가루와 파슬리 가루로 장식을 했다.
아내가 좋아하는 국물이 자작한 양송이 크림 파스타도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대신 자작자작한 농도를 위하여 우유를 조금 더 부어 준 차이 밖에는 없다.
참고로 까르보나라 파스타는 구완치 알레라는 이름의 베이컨과 까르보나라 소스가 곁들여지는데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와 계란 노른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를 치즈 그레이더로 갈아 계란 노른자와 섞은 것이 까르보나라 소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면을 알맞게 익히는 것이고 나머지는 좋아하는 것들로 취향에 맞게 채워 주는 것이다.
#파스타 #페페론치노 #알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