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ely, but achingly
epis 1
그동안 누군가를 만나 오면서 서운함을 삼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샌가 네 게로부터의 모든 것이 서운했다. 위해줘도 무관심해도 서운함이 마음을 잠식한다. 도저히 삼킬 수가 없다. 벌거벗고 너에게 소리치는 것 같았다. 탈피하려 노력할수록 더 깊이 빠져버리는 늪에서 나는 소리친다. "온전히 사랑한다고." 소유와 무소유의 혼란 속에서 초월한 사랑이었다.
epis 2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것이 서운하기 시작했다. 날 위한 관심도 무관심도 의심으로 가득 찼다. 너와 내가 너무 가까워져 울리는 알람 같았다. 수 십 년간 다른 곳에서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향하던 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부서져 버린다는 것을 몰랐기에. 그렇게 한 방향으로 함께 가려면 우리의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