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의 고양이

by 현수

도시의 불빛이 멀리서 깜빡인다.

지붕 위 고양이는 가만히 앉아

창문 너머의 세상을 바라본다.


골목길을 떠도는 바람,

아래층 창가에 쌓인 노란 불빛.

따뜻한 방 안의 온기와

차가운 지붕의 달빛 사이.


고양이는 몸을 둥글게 말고

긴 꼬리 끝을 살짝 흔든다.

갈 곳은 많지만 머물 곳은 없다.

자유롭지만 어딘가 텅 빈 밤.


지붕 위 고양이는 한참을 머문다.

그리고 다시,

조용히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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