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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에게 파운더의 ‘일중독’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조금만 쉬자.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줘.”

by Peter Shin

창업을 하다 보면, 일과 삶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주말이어도 머릿속은 여전히 업무로(특히 고객 요청건들이 쥐약이다) 가득하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 중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즉시 메모하거나 실행에 옮기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어렵다. 나는 거의 백이면 백 그 충동을 못이긴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종종 배우자들은 성격에 따라 직접적으로 얘기하거나, 눈빛/제스처로 표현하기 마련이다.

“조금만 쉬자.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줘.”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창업이라는 여정이 단순히 ‘일’의 영역을 넘어선다는건 분명하다.

이는 성과나 승부욕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 해결에 대한 집요함,

팀과 함께 세운 약속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진심으로 누군가의 삶을 바꾸고자 하는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을 멈춰야 한다”는 요청은,

때로는 파운더에게 “당신의 정체성을 잠시 내려놓으라”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받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다.

실제 나의 삶과 일정 속에서 그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 일요일 하루는 완전히 업무에서 벗어나는 시간으로 정하고

· 하루 30분은 의도적으로 ‘일 이야기 금지’ 시간을 마련하며

· 배우자와의 일정을 미팅처럼 소중히 다루는 습관을 들인다


이러한 시도들은 처음부터 매끄럽지 않을 수 있으나,

배우자와의 신뢰를 쌓고 ‘함께 살아가는 창업자’로서의 삶을 지탱해 준다.


이해는 설명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일상 속에 녹아든 존중과 선택들이 모일 때 비로소 서로 다른 세계를 잇는 다리가 놓인다.


PS.

나는 기본적으로, 배우자는 창업자보다 더 깊이 우리의 미래를 믿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쩔때는 나보다 훨씬 더 객관적으로, 섬세하게 내 사업을 피드백 해준다).

정말 내 편이라면, 내가 만드는 무언가를 ‘나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바라봐 주고,

때로는 나보다 먼저 이 여정에 감정적으로 투자되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 질문은 단순히 “이해받을 수 있을까?”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식의 헌신을, 우리는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까?”로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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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South Lake Tah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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