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라쿠배당토, FAANG의 CEO들을 굳이 만나 볼 필요없는 이유.
· 네카라쿠배당토, FAANG의 CEO들을 굳이 만나 볼 필요없는 이유.
· 동종업계 선배 창업가 네트워킹 안해도 되는 이유.
· 창업자 혼자 삽질하는걸 추천하는 이유.
[스타트업에서의 조언의 정의와 목적]
A. 조언(Advice)이란?
스타트업이 문제 해결 또는 성장을 위해 투자자, 선배 창업자, 멘토, 전문가 등의 비공식적 또는 공식적인 인사이트를 빌려오는 활동들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보통 Advisory로 불리는데, YC 회사들 기준, Advisor는 보통 아래 Compensation range를 따른다.
A1. Pre-seed / Seed 단계라면, 0.1% - 0.25%의 지분, 0 or 1 yr cliff, 2~4 yr vesting
*Advisor의 기여도(주 1회 줌콜 등)에 따라 0.5-1% 그리고 월 고정비용 $2000-$3000을 받기도 한다.
A2. Series A+ 단계라면, 0.05%~0.1%의 지분, 1 yr cliff, 4 yr vesting.
B. Advising의 목적.
다음 세 가지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1/ 의사결정의 가속화.
2/ 창업자가 놓치는 시야를 보완.
3/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1️⃣ 혼자 고군분투한 사람은 질문의 질부터 다르다.
내 경우, 지금까지 수백 명의 창업자를 만나왔고,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며 뼈저리게 느낀 게 있는데, 섣부르게 조언을 구하는 창업자일수록, 실행이 느리다는 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두가지이다.
A) 조언을 검증 도구로 쓴다.
“이게 맞을까?”, “이게 성공할 확률이 있을까?” 이는 스타트업의 미래를 더 빠르게 점쳐보고 싶은 조급함에 있다. 조언은 같은 량의 실행을 더 날카롭게 하기 위한 채찍이지, 실행 자체를 대체하는 검증 도구가 되어선 안된다.
B) 조언을 위안으로 삼는다.
이는 불안함에서 비롯된다. 시장에서의 살아있는 고객 데이터을 제대로 곱씹어 보는 대신, 달고 즉각적인 조언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더 확증시키거나, 빠르게 탈락시킨 자신의 선택을 위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다.
조언을 하다보면 A, B 유형의 창업자 상태를 빠르게 간파한다.
반대로, 혼자 몇 달이고 고객과 현장에서 부딪혀본 창업자는 질문이 다르다.
“3가지 방법을 써봤고, 고객은 반응하지 않았는데, 제가 놓친 게 뭘까요?”
이런 질문은 서로의 시간을 아끼고, 바로 통찰로 이어진다.
고로, 질문의 질은 창업자의 내공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내공은 혼자 고민하고, 해보고, 틀려보는 시간 없이는 절대 생기지 않는다.
자신의 창업 세계관을 확증하기로 결심한 파운더는 빌게이츠의 할아버지 CEO가 와도 얻어가는게 있을 수 없다.
2️⃣ 동종업계 선배 창업자 조언이 성장을 보장하지 않는다.
동분야 창업가들이 모여 네트워킹하고 서로에게 조언을 하는 기회들이 많다. 주최측 관점에서 이렇게 행사를 운영하는데에는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장점이 있는데, 먼저 스피커 또는 스폰서를 찾기에도 쉽고,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산업의 창업가들이 모이는 네트워킹을 추천한다. 나아가 아예 다른 산업군의 멘토/어드바이저를 영입하는것도 초기엔 특히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본다. 이유는,
첫째, 조언은 그 조언자가 겪은 특정 맥락과 시점에서 유효했던 인사이트이기 때문이며,
둘째, 동종분야의 경우, 아직 자기 컨텍스트도 정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배 케이스의 답을 복사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며,
셋째, 기본적인 스타트업의 원리, 즉 BM/Product/HR 등이 비슷하기에 그것보다는, 오히려 조언해주는 사람과의 케미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3️⃣ 고독은 창업자의 자격을 만든다.
혼자 해봤는가? 이 질문 하나로 창업자의 대부분이 걸러진다.
혼자서 고객 100명에게 인터뷰를 해봤는가?
혼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바꿔봤는가?
혼자서, 누구도 응원하지 않는 밤에, “계속 해야 하나”를 고민해봤는가?
이 시간을 통과하지 않으면, 그 창업자는 어떤 조언도 자기화하지 못한다.
모든 조언은 흘러가고, 맥락 없는 자기주장만 남는다. 이는 근본적으로 고통이 없었기 때문이다.
컨빅션은 고통을 통과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진짜 창업자는, 조언을 듣고 나서
“내가 겪은 그 지점과 정확히 겹치네. 이건 지금 써먹을 수 있어.”
라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이미 조언이 필요 없는 사람이다.
따라서 조언은 이런 관점에서는, 이미 알고 있던 것을 확인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내가 현재 진행중인 Founder Sprint 액셀러레이팅의 참가팀을 선별하며 가장 중요하게 본 건 혼자 부딪혀본 시간의 유무였다. 화려한 PPT나 매출, 기획안 보다,
“고객 10명을 만나봤어요. 그 중 7명이 이런 반응을 보였고, 그래서 제품을 바꿔봤어요.”
이 한 문장을 더 높이 평가하려 했다.
이런류의 창업가들은 조언을 받으러 오는 게 아니라, 조언을 ‘쓸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터뷰의 모멘텀에서 자연스레 걸러진다. 그런 팀에게는 한 줄의 말이 방향을 바꾸고, 짧은 대화가 팀의 결정을 바꾸기도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효용성이 극대화 된다.
결론.
창업자는 스스로의 확신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조언은 그 확신을 객관화하고 때로는 더 강화하는 도구일 뿐, 그 확신을 대신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오늘도 밤낮 없이 오직 실행만으로 달리는 파운더라면, 다양한 조언을 도구로 활용할수 있어야 한다고 도전하고 싶다. 반대로, 무한-조언 루프를 돌리고 있었다면, 이제는 밖으로 나가 진흙탕에 뒹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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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태종대,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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