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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B2B SaaS 창업자가 망하는 이유.

Technician(기술자) 모드

by Peter Shin

코드를 못 짜서가 아니다. 영업을 못 해서도 아니다.


가장 많이 목격한 이유는,


1️⃣ 창업자가 Technician(기술자) 모드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사업하는 사람들의 클래식으로 통하는 Michael E. Gerber의 『The E-Myth Revisited』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사업은 사장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사장을 부리는 구조로 망한다.”

Gerber는 책에서, 창업자가 반드시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하는데, 동의하는 바이다.


A/ Entrepreneur: 미래를 설계하고 시장을 보는 사람

B/ Manager: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사람

C/ Technician: 일을 직접 해내는 사람


하지만 대부분의 초기 창업자는 3번, Technician 모드에 갇힌다.

· 직접 코드 짜고

· 직접 영업하고

· 직접 고객 대응한다

겉보기엔 열정적이고 책임감 있어 보이지만, 사실상 자기 자신을 또 하나의 직원으로 고용한 것에 불과하다.


2️⃣ 초기 PMF 이후에도, 파운더가 기술자 역할에만 취해있는 순간, 우리 팀의 성장은 멈춘다.

왜냐하면 SaaS는 결국 재현성 있는 시스템으로만 성장하기 때문이다.


· 초기 이후 부터의 고객 인터뷰는 그냥 유기적인 대화가 아니라 누구나 재현 가능한 스크립트가 있어야 한다.

· 코드 작성도, 기능 하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기능 확장을 예측하는 모듈화된 구조를 남겨야 한다.

· 고객 대응도, 파운더가 직접 밤새 대응하는 게 아니라 FAQ, 템플릿, 교육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순간부터 자산이되며 시스템이 된다.


3️⃣ 실제 예시를 들어보자.

한 SaaS 창업자가 초기 5명의 고객을 모두 직접 잡았다. 각기 아래의 영업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 첫 계약은 본인이 직접 밤새 PPT 만들어서 땄고

· 두 번째는 지인 소개로 들어온 계약이다.

· 세 번째는 창업자가 직접 콜드메일 300통을 날려서 얻어낸 계약이었다.

(거의 전형적으로 이런식으로 영업이 진화된다)

겉보기엔 동일한 traction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업 과정이 창업자 개인의 Technician 모드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예측가능하지 않은 상태에선 N+1번째 고객부터 성장이 멈춘다. 이는 변화하는 고객의 수요과 트렌드에 대응할수 있는 두터운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다.


세일즈 팀원은 영업이 초기에 먹혔던 그 과정을 재현할 수 없었고, 제품팀은 변화하는 과정에서 가이드라인이 없어 고객이 요청한 기능중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모르게 된다. 결국 파운더는, 이렇게까지 열심히 뛰었는데 왜 다시 안 되지? 라는 반복되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초기 B2B 스타트업이 Growth 단계로 넘어가는데에 가장 중요한 점은,

더이상 초기 창업자의 즉흥적이고 산발적인 에너지 체인이 아닌 구체적인 시스템의 재현성을 토대로 예측가능한 성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Founder Mode로 무장한 초기 창업자의 에너지는 시스템의 재현성까지 이어져야 한다.

Gerber가 강조한 Entrepreneur/Manager 역할이 바로 이 지점이다. “내가 다시 안 해도 되게 만들 수 있는가?”이 질문에 Yes라고 답할 수 있는 환경과 순간이 우리 가설이 Growth 단계로 확장되는 Inflection point의 시작이라고 볼수도 있겠다.


결론.


“Growth 단계에서 PMF를 못 찍은 건 영업이 약해서다.”

많은 창업자가 이렇게 착각한다. 아니다.

시스템 없는 영업이라 그렇다. 나아가 시스템이 없는 파운더의 업무 스타일, 나아가 일상 때문이다.


오늘도 파운더 본인이 Technician 모드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겠다.

“내가 오늘 한 일을, 다른 누군가가 내일 똑같이 해낼 수 있게 만들었는가?”

“나는 내가 실행한 방식을 끊임없이 문서화하고, 회고하는가”


그 답이 아직 No 라면, 당신은 스타트업 창업자가 아니라 그냥 자영업자/전문가(Technician)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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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인스파이어 리조트,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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