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 냉정한 확률을 이길 준비된 창업가
1️⃣ 기업가 정신의 실상
한국에선 매년 120만명 정도, 미국에서만 매년 600만명이 창업을 한다. 주 5일 기준으로 하루 2-3만명이 창업을 하는 셈이다. 이중 90%가 2-3년 안에 폐업한다.
The Enterpreneur equation의 저자 Carol Roth도 지적하는바이지만, 만약 의사 10명 중 9명이 몇 년 안에 의료사고를 낸다면, 경찰 10명 중 9명이 현장에서 과오를 저지른다면 그 직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비단 이건 의사와 경찰 개인의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이들을 육성하고 이들이 활동하는 시스템, 적어도 둘중 하나는 고장났다는 뜻 아니겠는가.
왜 이렇게 성공 확률이 낮은 여정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무하게 자신의 인생을 걸고 있을까? 나는 이게 "스타트업 = 꿈"이라는 단어에서 발단되었다고 본다.
유독 창업에 대해 우리는 우습게 생각한다. “꿈을 향한 도전”이라는 말로 모든게 포장 되는 듯 하다. 한국/미국 스타트업들을 모두 응원하고, 앞으로도 벤처씬에서 활동할 직접적인 업계 이해관계자인 나이지만, 이러한 무조건적이고 오컬트 적인 접근이 사실 늘 문제라고 생각해왔다.
창업은 꿈의 확장판이 아니라, 현실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냉정한 게임이다.
2️⃣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는 착각이야말로 실패의 씨앗.
모두가 가수가 되지 못하고, 모두가 프로 골프 선수, 심지어 뛰어난 엔지니어가 되지 못한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창업은 왜 예외일까? 왜 창업은 도전만 하면 된다고, 연습과 코칭, 훈련 없이 된다고 생각할까.
내가 볼때, ‘스타트업 = 벤처(기술 기반의 빠른 확장) = 투자 유치’ 라는 공식의 가장 큰 오점은, 투자유치를 통해야만 성공의 확률이 올라갈거라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발단된다. 맞다, 투자유치를 받아야 기술개발을 할것 아닌가, 영업직을 채용해서 기업을 키울것 아닌가?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Cloud와 Ai 인프라가 이렇게 풍부한, 현재의 Startup-friendly한 환경에서는 더더욱, PMF를 찾은 기업에게만 해당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복권을 당첨 시키기 위해 무한대의 복권을 긁을수 있는 돈이 있다면, 누구나 복권에 당첨될 것이다. 이건 스킬도, 전략도 아니다. 더욱이, 당신이라는 파운더에 투자해야 할 이유도 설명하지 못한다.
이어서,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라는 말은 맞지만, “누구나 창업을 해야 한다”는 건 완벽한 오해다.
사실 많은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아이템이나 시장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그 창업자가 사업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며, 사업가로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이다. 파운더십도 커리어의 하나이고, 커리어에는 개인적 핏 그리고 이러한 핏을 찾아가는 학습 과정이 있다.
“창업=꿈"이라는 개념이 성립되기 시작한, 1960~70년대 벤처 생태계 초창기의 산업 지형은 지금과 판이하게 달랐다. 그때는 세계화라는 개념도 없었고, 사람들은 각 지역에서 생산한 재화를 내수시장에 유통시키는, 농업/제조 기반의 경제속에 살았다.
인터넷이라는 인프라도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나이키, 월마트, MS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도 많이 없어, 이들 기업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도 매우 적었다. 무모하게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도 적었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세계화, 인터넷, 초경쟁. 수천개의 상품과 서비스가 동시에 쏟아지는 세상에서 내실있는 창업의 모습은 우리가 인지하는 것과는 반대로, ‘모두에게 열린 기회’가 아니라 특정 소수에게만 허락된 극한 스포츠에 가깝다.
3️⃣ 성공은 복제할 수 없다. 실패는 언제나 복제된다.
수 많은 기업의 흥망성쇄를 기업의 극초기부터 분석하고 회고 해야하는 투자자들은 잘 알겠지만, 기업들의 성공 스토리는 사실 언제나 독특하다. 타이밍, 행운, 네트워크, 시장… 교과서에 담기 힘든 우연들이 겹쳐야 하는 부분이 크다. 따라서 적어도 Growth stage에서 IPO까지는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서 재현되지는 않는다. (나는 극초기 PMF를 찾는 방식은 어느정도 재현될수 있다고 본다.)
반대로 실패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 시장이 감당 못하는 속도, 창업자가 감당 못하는 무게. 결국 똑같은 이유로 무너진다.
그래서 나는 내 액셀러레이팅에서 특정 케이스의 성공 비결보다 오히려 전형적인 실패 패턴들을 공부하며 시작하는게 초기 창업자의 필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이제 보니, 창업은 모두의 꿈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이 막무가내로 시작해서는 안 되는 커리어에 가까운것 같다.
창업을 꿈으로 포장하는 순간, 실패 확률 90%의 현실을 애써 가려버린다. 진짜 창업가는, 꿈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 냉정한 확률을 이길 준비가 된,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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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지난주 Outsome Founder Sprint 3기, Fireside with Min Seon 우모, Maru 180.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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